100대 명산

대야산 산행기 - 경북 문경 20211004

머털이가 2021. 10. 8. 09:23

경로 : 완장정류장 –선유동계곡 – 용추계곡 – 월영대 – 피아골 – 대야산 – 밀재 – 월영대 – 용추계곡- 벌바위정류장
12.9km 고도 930.7m 상승고도 770m 순 이동시간 4시간반.

대중 교통 : 반드시 버스회사에 문의하고 확인할 것.

갈 때 : 0620 점촌시내스버스 터미널에서 가은행 탑승 0725 가은정류장에서 완장행 탑승(휴일이어서 벌바위까지 가지 않음) - 0735 완장정류장 하차 *점촌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직접 가는 벌바위행 버스(0810 1020 1220 1700)

올 때 : 1340 벌바위 정류장에서 가은? 또는 점촌행 탑승(0750 0940 1150 1340 1810 다섯 차례밖에 없음)

특징 : 용추계곡을 따라 월영대까지는 길이 매우 좋으나, 피아골 등산코스는 정상 1km지점까지는 보통 등산로 수준 정도. 그 후부터는 급경사에 돌길도 많고 계단도 많아, 꽤 힘든 코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됨. 정상에서 벌재를 통해 하산하는 코스는 능선 코스도 비교적 괜찮은 편. 벌재에서부터는 계곡을 건널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흙길로 좋은 편임. 정상과 능선에서 전망은 매우 좋으며, 용추계곡 또한 매우 좋음. 선유동 계곡은 그냥 스쳐 지나감.

 

대야산 산행기

어제도 여전히 잠을 곤히 자지 못하고 맹숭맹숭 뒤척거리다 5시쯤 깨어났다. 65분쯤 터미널로 나선다. 620분 가은행 버스를 탑승하고 715분쯤 가은터미널에 도착했다.(점촌에서 벌바위 직행버스는 0810에 있어 안동가는 버스 시간 때문에 가은행 버스를 타고 가은에서 벌바위 버스를 환승하는 차편을 선택) 차편을 물어보니 벌바위 완행이 0720에 있는데 휴일이어서 완장까지만 간다고 한다. 완장에서 벌바위까지는 걸어서 15분쯤 걸린다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 735분 쯤 완장리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새벽 안개에 잠깬 풍경을 감상하면서 가는 길도 괜찮다고 위안을 삼는다. 사실은 멋졌다. 15분 걸린다는 거리가 실제는 2.5km가 넘어 거의 30분쯤 걸린다. 하긴 버스 기사가 그 길을 걸어보지 않았으니 시간 관념이 없었을 것이다.

걸어가다 보니 '선유동천'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안내판이 보인다. (그 후에도 용추 밀재 월영대 등 어디서 들은 듯한 지명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다음 카페에서 대야산을 20177월에 등반했었다. 다소 황당하기는 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시에는 우중이고 안개가 끼어 등산로만 보면서 걸어서 제 맛을 알지 못했다.)

선유동계곡으로 접어든 것은 감상보다는 포장로를 걷기 싫어서였고, 일정에 바빠 주변 경관도 보지 않고 대충 지나쳤다. 용추계곡을 따라가면서 회귀 버스시간이 걱정되어서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열심히 걸음을 재촉한다. 길도 속도를 내기에 대부분 괜찮을 만큼 좋다. 정상을 1km 정도 놔두고 이제 9시이다. 늦어도 10시에는 정상에서 하산이 충분할 것이고, 그렇다면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한숨을 돌린다.

그런데 이제부터가 진짜였다. 급경사에 길도 돌길 등 별로이다. 정상을 400m쯤 남겨둔 데에서부터는 급경사의 계단이 대부분이다. 돌길보다 안전하고 걷기에 불편하지는 않지만 계단이 주는 위압감이 크다. 1km 거리인데 한 시간 걸려서 정상에 도착했다.

예상보다 늦기는 했지만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힘듦을 잊게 만들 만큼 멋지다. 삼각대를 꺼내서 주변 풍경에 인물사진도 즐기며 여유를 부려 본다. 맵에서는 여러 바위 명칭들이 곳곳에 있는에 안내판은 하나도 보지 못했다.

이제 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느 길로 하산을 할까 고민이다. 정상에서 만난 산객도 초행이라 길 상태를 잘 모른다. 그래도 가능하면 오른 길과는 다른 곳으로 내릴 길을 선택한다는 원칙에 따라 밀재로 향한다. 조금 가니 익숙한 바위를 만난다. 전에 우()중 무()중에 산행할 때 보면서 감탄했던 그 바위이다. 대야산은 전에 산행했던 게 확실해졌다. 밀재에 이르는 능선은 몇몇 급경사 로프 구간이 있기는 했지만 별로 걱정할 만한 구간은 없었다.

밀재에서 월영대를 거쳐 용추계곡까지는 계곡을 건널 때 일부 돌길이 있기는 했지만 괜찮은 흙길이 대부분으로 평탄한 길이었다. 하산이 순조롭고 시간적 여유가 있자, 월영대 용추에서 삼각대를 꺼내어 느긋하게 절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문제는 올 때 완장에서 하차하고 도중에 선유동계곡으로 경로를 바꾸면서 벌바위 정류장 버스시간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식당 주인에게 버스 정류장을 확인한다. 물론 답은 버스시간은 모른다. 버스 정류장까지 500m를 내려가 버스 정류장에 그려진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그려진 버스 시간표 때문에 버스회사에 확인까지 한다.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서 산채비빔밥에 생막걸리(여기는 청주가덕 생막걸리였다) 한 병을 비운다. 부랴부랴 정류장으로 향한다. 정확히 1340 정해진 시간에 버스가 도착한다. 1440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고 점촌터미널에서 안동행 버스표를 티켓팅한다. 이제 여유시간에 사진을 옮기고 카톡에도 올려 가족 지인에게 소식을 알리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1530 안동행 버스에 탑승했다.

1640 안동 터미널에 도착했다. 안동 예촌 지역 중심으로 경북도청이 들어서고 신도시가 한창 개발 중인데 터미널도 여기에 옮겨 와 있다. 그래서 안동 시내까지는 한참이다. 15분 이상 안동시내행 버스를 타고 1710 경에 교보생명앞 정류장에 하차한다. (교보생명앞이 청량산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정류장이다.)

숙소를 정하기 위해 주변에 모텔을 확인하고 찾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경보다 나은 듯하나 막상 방에 들어가 보니 오히려 못한 느낌이다. 재미있는 것은 방에도 욕실에도 컵이 없다는 것이다. 종이컵도 없다. 주인장 왈 ‘요즘 사람들은 남이 쓰던 것을 재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그 이유를 댄다. 양치할 때는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호스로 한단다. 사장님도 그러냐고 했더니 그러한다고. 그런데 욕실에는 호스가 없고 샤워기뿐이다. 그냥 죄송합니다.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하면 되었을 텐데. 잘 이해가 안 되었지만 그냥 웃을 수밖에. 결국 통로에 있는 자판기에서 컵을 꺼내다 썼다.

짐을 풀고 샤워 후 저녁을 때우고 내일 준비를 위해 나선다. 포식하고 싶어 삼겹살집에 2인분 시키면 안 되느냐고 했더니 3인분부터라며 죄송하다고 한다. 장사가 잘되는 모양이지. 안동찜닭도 먹고 싶은데 당연히 1인분은 안 되겠지 하면서 지나치는데, ‘one person 18000원’이라는 표지가 눈에 띈다. 미심쩍어 하면서도 혹시 해서 물어보니 맞다고 한다. 영어 배운 것을 이런 데에서 써먹을 줄은 정말 몰랐다. 오랜만에 대박, 포식한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고민이 생겼다. 메뉴판을 보니 생막걸리도 있고 안동소주도 있다. 안동소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이다. 막걸리냐 아니면 안동소주냐, 막걸리는 나중에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안동소주로 결정했는데 다시 고민이다. 17도 21도 40도. 당연히 40도여야 제맛인데 내일 산행이 걱정이다. 내일 산행만 아니면 40도 소주에 막걸리도 한 병 걸쳤을 것이다. 결국 21도로 현실적 대안을 택한다.

씁쓸하지만 맛있게 먹고 숙소로 향한다. 24시에서 내일 아침과 점심 간식거리로 빵과 우유를 사들고.

대야산__20211004_0732.gpx
1.22MB

댓글수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