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산행기 - 경기도 포천, 강원도 철원
☞ 경로 : 산정호수 상동주차장 정류장 – 비선폭포 - 등룡폭포 – 억새밭 – 삼각봉 – 명성산 – 신안고개 – 신안폭포- 산정호수 - 산정호수 상동주차장 정류장
☞ 13.25km 고도 922.6m, 고도상승 840m, 순 이동시간 4시간 50분
☞ 대중 교통 : 반드시 버스회사에 문의하고 확인할 것.
▶갈 때 : 포천시청정류장에서 10-2번 탑승(아침 6시 30분 경에 한 차례 있음), 산정호수 상동주차장 정류장 하차(1시간 소요).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1386번 탑승, 산정호수 상동주차장 정류장 하차(1시간 50분 소요)
◀올 때 : 산정호수 상동주차장 정류장에서 1386번 탑승
☞ 특징 : 조금 가면 바로 계곡길. 계곡길은 돌길이기는 하나 괜찮은 편이고 계곡길을 벗어나도 여전히 돌길이며 걷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음. 억새밭은 모두 계단 데크로 정비되어 있음. 팔각정 이후부터 능선길인데 흙길에 바위길이 섞여 있음. 명성산 정상까지는 크게 위험하거나 공포구간은 없으며 우회로도 있는데, 딱 한 군데 우회로가 없는 곳이 위험구간이며 공포구간으로 주의해야 함. 안전시설은 거의 없음. 정상 지난 후 궁예봉 가는 갈림길인 신안고개에서부터 계곡으로 내려오는데, 급경사로 길 상태도 안 좋고 흔적도 애매한 곳이 많음. 게다가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는 경우가 많음. 400고지 정도까지 내려와야 길이 다소 좋아지며, 계곡을 벗어나면 길이 매우 좋음.
처음 올라가는 계곡길부터 계곡의 너럭바위에 흐르는 물로 다양한 폭포를 형성하고 있어 보는 재미가 좋음. 억새밭은 물론 팔각정 이후 능선에서도 사방이 뚫려 시원하게 조망을 할 수 있어 전망이 매우 뛰어남. 정상 이후 계곡으로 내려올 때까지는 볼 것이 별로 없지만, 계곡을 어느 정도 내려온 후 신안폭포 즈음부터는 계곡 양안의 거대한 바위가 볼 만함.
명성산 산행기
5시에 일어나 보니 그 두꺼운 티도 다 말랐다. 온돌방 덕이다. 0620에 정류장으로 향한다. 밤새 비 온 흔적은 없어 보임에도 예보에 미세먼지 좋음이 뜬다. 산행 마지막날인 오늘 전망은 기대해도 될 듯싶다.
0630 포천시청정류장에서 10-2번 버스에 탑승했다. 새벽이라 열심히 달리는 것 같아 좀 일찍 도착하나 싶었는데 좁은 길에 대형 트럭 두어 번 만나 졸졸 따라가다 보니 1시간이 더 걸려 0735경 도착했다. 0740 등산을 시작한다.
건물 사이를 지나자마자 바로 계곡이고, 너러바위를 감돌아드는 계곡 물길이 환상적이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사진 몇 장 찍고 갔는데 나중에 보니 이 폭포가 비선폭포였다. 계곡을 따라가면서 보니 이러한 모습이 감격의 차이는 있었지만 곳곳에서 보인다. 나무에 가려, 시간에 쫓겨 진면목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등산로는 널찍했고 돌길이기는 하지만 경사도 완만하고 별 불편이 없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폭포를 만났다. 비선폭포인가 생각했는데(나중에 보니 무명폭포?) 각도가 안 나와 제대로 사진에 담지도 못하고, 계곡으로 내려가는 것도 시간에 쫓기는 마지막 날이라 그만두고 길을 재촉한다. 좀 더 가니 등룡폭포가 나온다. 괜찮기는 하지만 그렇게 감탄할 정도는 아니고 역시 카메라에 담기에는 좋은 구도가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삼각대도 포기했다.
계곡을 벗어나자 너덜지대 같은 돌강이 계속되지만 넓고 걸을 만한 구석들이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 조금 지나자 그 유명한 억새밭이 나온다. 길은 나무 계단 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고 주변 전망도 좋다. 억새는 한물가기는 했지만.
팔각정에 이르자 명성산 표지석이 보이며, 922.6m로 표시되어 있다. 실제 고도는 900 되나마나 한대.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것도 포천시와 철원의 나름 홍보 싸움인 듯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가 능선코스이다. 대부분이 진짜 꼭대기 능선길이다. 바위길도 꽤 된다. 우회로도 있는데, 없는 데가 딱 한 군데 있다. 여기가 좀 위험구간이다. 그 외 대부분의 능선길은 걸을 만하고, 크게 겁나는 곳도 없다. 그렇지만 능선길은 능선길이다. 게다가 안전시설이 갖추어진 곳이 없으니 주의는 해야 한다. 우회로를 걸어도 전망은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서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은 눈이 조금씩 쌓여 있어서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저절로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에서의 전망은 최고였다.
정상에 이르니 포천이 아니고 철원군으로 표시되어 있다. 등산로 시설한 것으로 보아서는 아무래도 철원이 포천보다 힘이 못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상 표지석에서 신안고개 방향을 택하여 능선을 내려가 궁예능선 갈림길에서 계곡을 타고 내려왔다. 처음에는 계곡의 돌길이 낙엽길보다 차라리 낫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급경사가 계속되고 길도 애매하고, 계곡을 건너갔다 건너왔다 계속하면서 점차 속상함이 커진다. 사람이 그런가 보다. 400고지 쯤에서야 길이 조금 나아지고 계곡을 벗어난 후에는 그야말로 탄탄대로이다.
처음 계곡길은 볼 게 없었고, 볼 여유도 없었다. 신안폭포 근처에 오면서 양연의 거대한 바위능선이 볼만했고 이 바위 능선이 만들어 낸 것이 신안폭포였는데 아쉽게도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접근을 시도하다 위험해서 포기했다. 포장로에 이르러 되돌아보니 바위산이고 저 바위가 계곡으로 매끄럽게 내려앉은 것을 보면서 온 것이다.
포장로에 이르자 함박눈이 내린다. 마치 4박 5일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해 주는 듯해 기분이 괜찮았다. 포장로를 2km 남짓 걸어가니 산정호수에 도착한다. 계절 탓인지 관광객도 꽤 보이기는 하지만 산정호수가 기대에는 못 미쳐 보인다. 사진 몇 장 담고 주차장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시간이 5분 남았다. 비행기 시간은 충분하다. 도봉산역까지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점심 먹고 갈까 말까 고민하다 버스에서 볼 일이 걱정되어 그냥 오른다. 나중에 공항 도착 후 롯데몰에서 한우 떡갈비 정식에 소주 한 병 곁들여 늦은 점심을 먹었다.(19900원) 버스에서 사진도 올려 소식도 전하고 산행을 기록하고 해도 50분이나 남았다. 이 버스는 2800원인데 지하철하고 환승이 된다. 공항에서 내리면서 추가요금을 봤더니 900원이 나온다. 경기지역 산행은 버스 요금만큼은 걱정 안 해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