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산방산 - 거제 10대 명산 산행기 5
4박5일 거제 산행기 - 20200203 산방산
6시 6분 옥동행 버스가 무지막지하게 어둠을 뚫고 달린다. 이 정도면 한 시간이 아니라 40분이면 도착할 것 같다고 할 정도. 그런데 도착시간은 예정보다 1분 빠른 7시 4분. 산방산은 대략 4km 산행 거리에 상승고도 380m이니 두 시간이면 충분하겠지 하고 예상(사실 본래 계획은 6km에 상승고도 700m정도 코스이나 짐 때문에 변경함)하고, 9시 35분버스 타고 고현으로 오면 10시 30분에 도착, 숙소에서 씻고 꾸려도 충분할 듯. (만약의 경우 10시 35분 버스 타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
옥동종점에서 하차한 후 여명 속에 산방산을 향한다. (옥동종점 지나 버스 대기장에서 내려도 됨) 급경사인 줄은 알았지만 여기는 길 상태가 다른 곳과 달리 돌길이 많다. 그렇지만 이정표에 거리가 0.9km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 정도야 한 시간이면 충분하겠지 했는데 딱 1시간 걸렸다. 급경사에다 자갈돌이 굴러다닐 듯해서 쉽지 않은 등산로이다. 이쪽으로 하산은 꽤 힘들 것 같다.
블로그에서 추천받은 대로 산방산은 10대 명산 중 최고인 듯. 바위와 어우러진 전망이 일품. 게다가 일찍 출발한 덕에 거의 일출을 볼 뻔. 일출이 조금 지난 태양이 바다와 어울린 모습도 볼만하다. 그런데 이 일출을 찍기 위해 조리개를 11로 줄여 찍었더니 화면에 먼지가 가득하다. 영 기분이 아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기분이 찝찝하다.
하산길이라고 편안하지는 않다. 부처굴까지 3~400m는 길도 안 좋고. 그 후부터는 급경사이기는 해도 괜찮은 편이다. 부처굴 지나오면서 밴드에 카톡에 산행 종료기념 글 사진을 자랑삼아 올린다. 버스정류장에서 시간이 좀 남으니 이제야 커피에 꿀빵 먹고, 집에, 아들에게도 소식 전한다. 드디어 산행 끝. 오룩스를 보니 5km, 2시간 10분 소요로 기록되어 있다.
9시40분 옥동발 고현행 버스를 타고, 10시 35분에 숙소에 도착, 이제 여유가 생겼다. 씻고 꾸리고 쉬고 하면서 11시 50분 숙소에서 나와서 해장국에 소주 한 병으로 점심을 때우고 터미널에서 13시 10분 김해공항 행 버스를 탑승한다. 손님은 올 때나 갈 때나 10명 쯤.
아! 북병산!!!
고교동창오름회에서 같이 가려다 비날씨로 취소하고 혼자 한 거제 산행,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날씨도 이 정도면 축복이었고, 대체로 행복한 산행이었다, 이때까지는. 집에 온 후에 찜찜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북병산 정상석을 보지 못한 것. 인터넷에서 뒤지다 보니 아뿔싸 북병산이 둘인데, 내가 오른 산은 10대 명산 북병산이 아니었다. 일을 하거나 준비하면서 뭔가 꼭 하나는 빼먹는 것. 이게 나의 벽인데, 이번에는 진짜 중요한 걸 빼먹은 것 같다. 또 거제도 가야 하나?
* 또 하나 계룡산에서 카메라를 떨어뜨렸는데 모퉁이만 흠집나고 괜찮아 보였는데 ccd 등 센서에 먼지가 가득하게 된 것이 아무래도 이와 연관된 것 같다. 전후 사진을 비교해 보니 계룡산 이후 사진에서 6.3이상이면 먼지가 화실히 보이기 시작한다. 수리 비용이 무려 5만5천원이나 들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즉, 사용 후 주머니 지퍼를 닫으면 되는데 넣고 꺼내기 귀찮다고 소홀했다가 여러모로 손해본다. 이러한 생각도 조금 지나면 또 소홀해지겠지.
4박5일 산행 총비용 결산
옥동마을에서 본 산방산
급경사에 이런 돌길 및 돌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길상태가 안 좋다. 하산 길에 이런 곳은 특히 주의해야.
조금 더 일찍 왔으면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사실 교통편으로 보면 더 이상 일찍 올 수는 없다.
센서에 붙은 먼지를 여기저기 지우기는 했는데.
바위와 어우러진 전망이 지금까지 전망 중 최고인 듯.
방하마을
방하마을에서 본 산방산
청마 유치환의 기념 공원이 있는 마을로 그의 시구를 따서 전시한 조형물을 이렇게 쭉 세워놓았다.
마지막 만찬. 이집에서 주로 해장국을 많이 먹었는데 맛도 괜찮았고. 그런데 거제도 생막걸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