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계방산 산행기 - 강원도 평창 20220522

머털이가 2022. 5. 28. 15:44

 경로 :  이승복기념관정류장 - 아랫삼거리 - 대감바위 - 계방산 정상 - 주목군락지 - 계곡길 - 오토캠핑장 - 아랫삼거리 - 이승복기념관 정류장

16.8km  고도 1579m, 고도상승 950m, 순 이동시간 5시간 반

 대중 교통 : 반드시 버스회사에 문의하고 확인할 것.

갈 때 : 진부공영터미널에서 장평행 버스 탑승, 이승복기념관 하차(20분 소요, 하루 3번)

올 때 : 이승복기념관정류장에서 진부행 버스 탑승(하루 3번)

 특징 : 아랫삼거리까지 2.4km는 포장로이고 아랫삼거리부터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되는데,  정상까지 흙길이며 처음을 빼고는 급경사도 별로 없고 길이 매우 얌전하다. 정상에서 내리는 길은 처음 능선길 일부는 주로 흙길에 평지로 괜찮지만 주목군락지부터 내림길로 1km 정도는 돌길에 경사도 있지만 걸을 만하다. 그 후 계곡길부터는 길은 좀 나은데 계곡을 건너는 경우가 많아 호우 때나 수량이 많을 때는 통행이 어려울 수 있다. 계곡길이 끝나면 임도가 이어지고, 오토 캠핑장부터 4.5km가 포장로다. 전망은 정상에 이르기 전까지는 거의 없다. 정상에서는 사방이 훤히 트여 전망이 좋지만 유감스럽게도 안개(구름)가 몰려와 그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주목군락지부터는 역시 전망이 없고, 계곡도 볼거리는 그다지 없다. 계곡길이 끝나고 임도에 들어서 얼마 가면 산 능선이 보이는 데가 있고 오토캠핑장부터는 산 능선이 보이는 전망이 있지만 그닥 볼거리는 못된다. 아랫삼거리로 내려가면 올라가는 능선과 계방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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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방산 산행기

4시쯤 깨어 이것저것 생각하며 잠도 안 들어 맹숭맹숭하며, 10시 출발만 생각하다 불현듯 여기가 진부가 아니고 원주라는 생각을 한다. 진부에서 10시 출발 버스인 걸 깜박할 뻔한 것이다. 오늘 일요일이라 혹시 시외버스가 예약을 안 하면 타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부랴부랴 시외버스 예약 앱을 내려받아 깔고 진부행 0745버스를 예약한다. 반쯤은 이미 예약된 상태였다. 아침은 진부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0720 숙소를 나서 버스를 탑승, 정확하게 1시간 25분 걸려 진부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 앞의 춘천식당에서 소머리국밥에 막걸리를 주문하니 국순당막걸리를 내온다. 여기서 만드는 막걸리를 먹고 싶다고 하니 이 막걸리가 여기 둔내면에서 만든단다. 전국적으로 팔리기에 어디서 만드는지 몰랐는데 그 고향이 바로 진부면 옆에 있는 둔내면이란다. 한 병 다 비우고 싶은 걸 참으면서 한잔쯤은 남긴다. 아무래도 산행에 부담이 클 것 같아서.

1000에 장평행 버스를 탑승(1980, 여기는 거리에 따라서 요금이 다르다), 1018 이승복기념관에 하차한다.(이승복 기념관 덕에 왕복 1km쯤 걷는 거리가 줄었다. 반공소년 이승복 덕을 이렇게 보기도 했다. 이승복생가에 기념관을 만들었다면 왕복 5km 포장로를 걷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후에 해 본다.) 여기서 포장로 2.4km를 걸어가야 등산로 입구인 아랫삼거리에 도착한다. 30분쯤 걸렸고 특별히 볼거리가 있지는 않다.

아랫삼거리에 안내판이 있는데도 입구가 어딘지 헷갈린다. 주차장이 아니라 바로 모퉁이 있어서 지나친 것이다. 처음부터 급경사라 꽤 걱정이 되었는데 갈수록 흙길에 길이 얌전하다. 오르내림 역시 크지 않아 그전에 홍천 가리산이 생각이 난다. 정상까지 흙길에 숲길만 계속되어 길이 너무 좋다. 대신 주변 전망은 거의 없다. 카메라가 할 일이 없어서 여기저기 숱하게 보이는 야생화를 하나씩 담는다. 산이 높은지 날씨가 추운지 추위를 느낀다.

길에 변화가 없고 전망도 없으니 지겨워질 때쯤 1400고지까지 이른다. 이제 힘이 난다. 100m만 더 오르면 되지 하면서. 저기 정상이 보이는 것도 같다. 얼마 후 저게 정상이겠지 하는데 구름 안개가 몰려오면서 어두워지고 추위가 더하는 듯하다.

정상에서 산객 몇이 보인다. 날씨 때문에 인증샷도 간단히 찍고, 한두 장 전망을 담는다. 정상의 안내판을 보니 내려가는 길은 훨씬 험하고 위험구간도 있다. 길이 좋아 시간 여유가 있겠다 싶었는데 계산해 보니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하루에 3번 있는 버스, 마지막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불러야 한다. 부랴부랴 길을 재촉한다.

하산로는 능선에서 날씨만 좋으면 전망도 꽤 볼 수 있는데 꼭 이 때에 구름이 몰려와 시야를 막아서 아쉬웠다. 주목군락지부터 1km 정도 돌길로 길이 안 좋기는 했지만 경사가 급하지는 않아 걸을 만은 했다. 위험구간 표시는 계곡길이었다. 계곡을 건너갔다 왔다하는 경우가 많아서 호우시에 위험할 수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가뭄이라 물이 없거나 졸졸 흐르는 수준, 괜한 걱정을 했다. 쉼터에서 못 먹은 간식을 먹으며 한숨 돌린다.

주목군락지에 접어든 후 오토캠핑장까지는 전망이 전혀 없다. 주목의 멋진 모습을 담으려 해도 자리가 좁아 힘들다. 계곡도 볼 만한 게 거의 없다. 오토캠핑장에 와서야 능선이 일부 보이기는 하지만 그저 그렇다.

오토캠핑장부터는 포장로이다. 이 포장로가 4.5km 가량 이어진다. 올라갔던 계방산 능선 외에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어 지겹다. 게다가 요기를 할 수 있는 음식점도 문을 닫거나 보이지 않는다.

총소요시간 5시간 50, 6시간을 예상했는데 대략 맞췄다. 버스시간까지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정류장 옆 나무그늘에 앉아서 발벗고 폰에 사진올리며 카톡 밴드에 메시지를 남긴다. 1710경 진부행 버스에 탑승, 1725경에 진부공영버스 정류장에 내린다.

ktx 등 서울에서 접근이 쉬워져서인지 눈여겨 찾아간 모텔 두 군데가 폐업, 혹은 수리 중으로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정류장 앞 관광호텔(모텔)5만원인데 욕조가 없단다. 좀 후진 모텔로 가서 물으니, 욕조도 있고 4만원이라고 하기에 여기에 짐을 푼다.

다음은 저녁을 해결해야 하는데 혼자 산행하는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식사 문제이다.

두어 바퀴 돌며 헤매도 일요일이어서 문을 닫았고, 혼자는 안 되고. 결국 옛날 통닭집에서 옛날 통닭 한 만리에 슈퍼에서 사다 주신 정선아우라지옥수수생막걸리 1천을 비운다. 통닭은 허기져서 그런지 여태 맛본 것 중 최고였다.

욕조에 물 받아 피로를 풀고 뭉찬 보면서 하루 여정을 메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