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룡산 산행기 - 전남 강진 20231028
☞ 경로 : 수양 정류장 – 수양마을 - 서봉 작천소령갈림길 – 서봉 – 동봉 - 소석문 (- 포장로 – 남파랑길 - 구름다리 - 석문공원 - 석문정류장)
☞ 7(9.5)km 해발고도 433m, 고도상승 430(530)m, 순 이동시간 3시간 50분(4시간 30분)
☞ 대중 교통 : 반드시 버스회사에 문의하고 확인할 것.
▶갈 때 : 강진터미널에서 사초 좌일 남창행 버스 탑승, 수양정류장 하차(30분 소요)
◀올 때 : 석문정류장에서 강진행 농어촌버스 탑승(20분 소요)
☞ 특징 : 힘들고 끔찍하고 장관이다. 능선까지 오르내리는 길이 깔딱고개 수준이며, 능선길은 걸을 만하다. 서봉 기슭에서 동봉 내릴 때까지는 사족보행이 더 많을 정도인데, 이 구간을 제외하면 능선길은 그나마 낫다. 공포구간 위험구간이 많다. 특히 서봉을 서쪽에서 오르내리는 길이 제일 위험하고 공포구간이다. 수양마을에서 오르는 길은 급경사의 너덜길이다.
전망은 아주 뛰어나다.




































산행기
0520 기상, 다행히 전기장판 온돌방에서도 빨래가 제대로 말랐다.
0610 강진터미널에서 사초 좌일행 농어촌 버스에 탑승, 새벽이라 거의 무정차로 무지막지하게 달린다. 0640 수양정류장에 하차, 등산을 시작하다.
쭉 뻗은 포장로를 따라 수양마을로 가면서 앞에 펼쳐진 바위산을 보니 처음부터 기가 질린다. 그래도 다 방법이 있겠지 스스로 위안하며, 수양마을을 지나 등산로로 들어선다. 처음에는 임도, 임도가 끝나자 숲 오솔길. 길도 널찍하니 좋고, 조릿대?(사실은 족대라고 어릴 때 불렀는데 크다)가 우거진 길도 꽤 좋다.
그런데 이 좋은 길이 끝나자 자그마한 계곡?따라 길이 이어지는데 이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너덜길에 깔딱고개 이상의 급경사가 계속된다. 많이 이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길 흔적이 애매해서 몇 번 알바도 한다. 그래도 애매한 곳은 잘 찾아보면 친절하게 어딘가에 리본이 매달려 있다. 고도로 300 이상을 오른 후에야 급경사는 여전하지만 그래도 걸을 만한 길이 나온다. 사실은 거의 능선 가까이에 와서야 그렇다.
능선에 오르자 딴 세상이다. 사방이 훤히 트인 데다 바위산의 매력을 맘껏 뽐낸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논밭과, 서해바다까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경관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고생한 것에 비하면 능선길도 포장도로이다. 안도감, 행복감이 저절로 충만해진다. 삼각대 꺼내 시간도 넉넉하겠다 싶어 이리저리 인증사진을 담는다.
그런데 서봉 기슭에 도착하면서 갈등. 안전하게 우회하느냐, 저 급경사의 서봉을 올라가느냐. 무슨 생각에서인지 그냥 오른다. 아마 내가 가진 루트를 그냥 따랐던 듯. 중간 정도까지는 빙글빙글 둘러가며 길도 괜찮고, 경사도 오를 만했다. 중간정도부터는 암릉 산행이다. 밧줄도 안전 손잡이(누군가는 호치키스라고 표현)도 전혀 없다. 어찌어찌 올라는 가겠는데 만약 반대편 내림길도 이러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커진다. 헬기를 불러야? 그렇다고 이제 돌아갈 자신도 없다. 밑으로는 아예 처다볼 생각도 못하고. (나중에 찾아보니 이쪽에도 손잡이 발판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내가 길을 잘 못 골라 올라온 듯. 그렇지만 덕룡산 능선 중 서봉을 서쪽으로 오르내리는 구간이 가장 위험한 구간이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후에 인터넷을 통해 덕룡산이 남도의 공룡능선으로 불리며, 설악산 공룡능선보다 더 힘들고 위험하며, 인명사고도 꽤 많았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산행 여정에서 덕룡산을 제외했을 수도 있었다.)
드디어 정상에 발을 디뎠다. 그 감격, 안도감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전망 역시 최고, 삼각대 꺼내 인증사진 담고.
다행히도 반대편으로 내리는 길은 밧줄, 안전 손잡이(발판) 등이 설치되어 있고, 경사도 좀 덜한 편. 그렇지만 이 서봉 기슭부터 동봉을 올라서 내리는 기슭까지 500m 정도 구간 중 반 이상이 공포 위험 구간이다. 이 구간만 거의 1시간이 걸렸다. 스릴을 만끽하는 산꾼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서봉을 우회하든지 아니면 동쪽에서 오른 후 오른 길로 다시 내려 우회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동봉 내린 후 만덕광업쪽으로 알바를 하다 다시 올라 소석문으로 향한다. 능선길은 군데군데 봉우리를 지나는 구간이 돌길 암릉길 밧줄 구간 등이 있기는 해도 비교적 괜찮은 곳도 꽤 된다. 그렇다고 좋다는 말은 아니다. 워낙 덴 상태여서 좋아 보였을 수도 있다. 조심만 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그 사실을 모르니 동봉 지난 후에도 봉우리만 만나면 미리 걱정이 앞섰다.
소석문 400m 전부터는 급경사 구간이다. 여기도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어 조심만 하면 별 문제는 없을 듯. 급경사의 너덜길보다는 나아 보인다. 소석문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총 4시간이 걸렸다. 개울가에 자리잡고 쉬면서 이제야 간식도 먹으면서 배를 채운다.
이제부터는 포장로를 따라가다 남파랑길을 거쳐 강진의 명물 중 하나라고 자랑하는 구름다리를 보러 간다. 남파랑길 꽤 잘 정비되어 있어 기분이 좋았고, 구름다리 역시 멀리서 볼 때보다 실제 가까이서 보니 더 좋았다. 별거 아니구나 생각하면서 실제로 건너보니 꽤 멀고 아래를 쳐다보기가 겁이 난다. 게다가 바닥에는 유리로 아래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도 있다. 어딘가에는 여기가 소금강?이라는 표현도 있을 정도로 구름다리 양쪽의 바위들도 멋진 모습을 자랑한다. 이제 시간도 넉넉, 여유 갖고 인증사진 담는데 삼각대 세울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아쉬웠다.
석문공원을 지나 석문 정류장에 도착한 것이 1140, 1204에 무자비하게 달려오는 버스를 탑승, 1220 터미널에 도착한다. 목포행 버스는 1315, 먹거리를 찾다 가장 무난한 중국집으로, 여기도 막걸리를 취급한다. 강진 도남에서 만드는 뽕잎쌀막걸리.
1315 목포행 버스에 오른다. 이 시간이면 유달산 산행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며, 사진도 올려 소식 전하고, 산행기록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