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깃대봉 산행기 - 전남 신안 홍도 20231029

머털이가 2023. 11. 1. 21:25

경로 : 홍도 연안여객선터미널    홍도2구 마을 - 깃대봉 홍도2구 마을 홍도 연안여객선터미널( - 유람선 홍도 연안여객선터미널)
4.7km 해발고도 365m, 고도상승 368m, 순 이동시간 1시간 30
대중 교통
갈 때 :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홍도행 탑승( 편도 5만원 전후, 소요시간 2시간 40분 정도)
올 때 : 홍도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목포행 탑승
특징 : 당일치기로 깃대봉과 유람선 여행을 하려면 2시간 이내로 깃대봉 산행을 마쳐야 함. 물론 길은 잘 정비되어 있는데 판석을 깔아놓은 데가 많아 걷기에 다소 불편할 수도 있음. 고도가 낮다고 얕보았다가는 큰코다침. 평지가 거의 없을 정도로 계속 오르막이며 처음 오르막 계단은 상당하다. 생각보다 숲길이 반 이상 될 정도로 많고 따라서 전망이 그만큼 제약을 받는다. 특히 정상은 탁 트여서 볼 것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볼 게 없다. 100대 명산에 선정될 이유가 없어 보인다. 100대 명산임을 인정하려면 28천 원을 내고 유람선 여행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날씨가 꼭 도와주어야 한다

 

 

산행기

0640 여객터미널로 향한다. 미리 멀미약도 먹고. 모바일 승선권이 안 되니 출항 1시간 전까지 도착해서 표를 찾아야 한다나. 0650 도착해보니 직원도 아직 출근 전, 30분 전에 도착하면 될 듯도. 기다리면서 편의점에서 김밥 한 줄로 배도 채우고, 밖을 보니 목포항 저 건너에서 해가 떠오른다, 갈매기와 어우러진 일출 모습도 카메라에 담는다.

0750 출항, 어제 유달산에서 다도해는 실컷 봤으니, 눈 감고 잠을 청한다. 1025 홍도에 도착. 깃대봉 등산과 유람선 여행을 모두 마치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 서두른다. 앞서 줄 서서 내려 루트를 보며 바로 깃대봉으로 향한다.

고도가 300 남짓이니 하면서 우습게 생각했는데 계속 계단에다 오르막이다. 근육도 당긴다. 처음에는 어제 덕룡산과 유달산까지 무리해서 그런가 했더니 목에 가래가 차고, 식은 땀도 흘리는 듯.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어제 조끼를 빨아 선풍기를 켜 놓고 말렸는데 효과가 좋았다. 아 앞으로도 이러면 되겠구나 하면서 기분이 괜찮았는데 몸이 좀 이상하다. 얼른 옷을 껴입었는데 그게 결국 말썽인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급해 무리하면서 열심히 걷는다. 젊은 친구도 제치고 정상에 도착했다. 흙길, 계단, 판돌길, 야자매트 등 길은 잘 정비되어 있었지만, 전망은 아쉽게도 기대 이하였다. 처음 오를 때 전망대에서 보는 전망 외에는 보이는 게 없다. 게다가 생각 외로 숲길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정상에서는 저 멀리 바다에 떠 있는 돌멩이 몇 개 외에는 보이는 게 없다.

90분을 목표로 했는데 인증사진을 담다보니 1시간 40분쯤 걸렸다. 점심 때울 시간이 없다. 매표하고 보니 출항까지 30분쯤 남았다. 쫄쫄 굶으면서 20분쯤 기다려 유람선에 오른다. 유람선은 1250분 출항이다. 유람선에서 1000원짜리 오징어땅콩을 3천 원에 사서 허기를 채운다.

깃대봉만을 등정하고 홍도를 왔다가는 건 너무 억울할 뻔했다. 온갖 기기묘묘한 바위와 이를 열심히 그리고 신나게 홍보하는 아저씨, 28천원 유람선 관광이 제값을 한다. 나중에는 다소 식상하기도 했지만.

장삿속은 어디나 있듯이 제일 멋진 곳 두 곳에서 배를 세워 사진 찍을 시간을 준다고 선전했는데 막상 보니 사진 장삿속이었다. 뱃머리 포토존을 차지해서 원하는 관광객들을 줄을 세워 폰으로 사진 찍어주고, 카메라 사진도 찍어서 액자에 넣어 사진을 판다. 장당 2만 원. 괜찮은 장삿술이다. 배는 세워 사진 찍으라고 하지만 요지를 선점해버리는 통에 개별적으로 사진 찍기는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물론 배 안이라 삼각대를 세울 수는 더욱 없고. 줄서서 핸드폰 맡겨 두 군데서 인증사진을 공짜로 담고, 물론 사진은 안 사고.

관광객 털어먹는? 플랜은 또 있다. 관광이 끝날 때쯤에는 어선과 도킹해서 회를 소주와 함께 판다. 바로 어선에서 잡은 것인지는 몰라도 눈앞에서 횟감을 썰어 한 접시에 35천 원, 소주 5천원. 고민하다 이 기회에 회나 실컷 먹어보자 해서 4만 원을 투자했다. 소주 한 병 비우는데 회뿐인 안주가 남을 정도니 양은 많아 보인다. 맛이야 당연한 거고. 사실 난 회 맛을 잘 모르지만. 유람선 운영은 섬 주민 공동으로, 회를 파는 것도 순서를 정해서 돌아가면서 기회를 준다고 설명한다. 돈벌기 위한 의도가 보이기는 했지만, 홍도에 와서 유람선을 타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듯하다.

술기운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몸이 힘이 없고, 열이 난다. 깃대봉이 힘들었던 이유도 어제 산행 탓보다 몸 상태가 나빴던 것.

일정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고민이다. 목포에 내리면 6시 반이 넘는데, 목포 송정 광주 어디에서 1박을 해야 할지. 열차시간표를 보니 송정까지 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듯. 일단 송정에서 1박하고 내일 병풍산 산행은 몸 상태를 보면서 결정하기로.

여객터미널에서 목포역까지 1km 남짓이다. 버스를 보니 10여 분 후에 도착하니, 걸어간다. 1854 목포역 도착, 1901 송정행 새마을호에 탑승한다. 역 근처 여관을 알아보고 찾아가는데 마침 문을 연 약국이 보인다. 약도 사고, 24시에서 간식도 사고, 맥주도 큰 거 하나 사고, 숙소로 향한다. 무리하지 말고 푹 쉬자, 내일도 쉬는 쪽으로. 담양 병풍산이 무리하면서 갈 만큼 매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요번 산행의 주목적은 깃대봉이었으니까. 아마도 몸이 많이 아팠던 것 같다.

느긋하게 일어나 항공편을 찾아보니 4, 그렇다면 굳이 취소할 필요도 없이 예정대로 귀도하기로. 11시쯤 숙소에서 나와 내가 송정에 오면 꼭 들르는 곳이 떡갈비 집인데, 요번에는 형제떡갈비로. 무등산 막걸리 한 병에 느긋하게 떡갈비에 공기밥을 겯들여 아점을 즐긴 다음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들른다. 광주에 오면서 자꾸 눈에 띄여 한 번 가보자 했는데 드디어 이번에 소원?을 이루었다. 김대중 홀을 둘러보고 방명록도 쓴다.

통일이 없다면 자유도 없고, 평화도 없다.’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우리 민족이면 절실하게 느끼고 알아야 하는데, 그래야 분단을 이용해 먹는 세력이 발을 붙이지 못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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