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산 가학산, 별뫼산 산행기 : 전남 해남, 강진 20241026
☞ 경로 : 여수버스정류장 - 흑석산자연휴양림 - 바람재 - 깃대봉(흑석산) - 흑석산(문턱바위) - 가학산(두륜봉) - 매마봉(별뫼산 정상?) - 별뫼산 - 제전정류장 - 농로 - 성전터미널
☞ 버스 타고 갈 때 : 해남터미널에서 독천행 탑승, 여수정류장(흑석산자연휴양림 입구) 하차(30 분)
☞ 버스 타고 올 때 : 성전정류장에서 시내외버스 탑승 (또는 제전마을정류장에서 농어촌버스 탑승 성전정류장 또는 강진터미널로.)
☞ 14.9km 고도상승 920m 순이동시간 5시간40분
☞ 특징 및 특이점 : 위험 공포 구간 있음. 밧줄 구간이 많음. 가학산 내린 후 등로 유의 필요. 가학산 내린 후 별뫼산까지 이정표 없고, 등로에 잡초 잡목 심지어 가시나무까지 섞여 있어 걷기에 매우 불편하고, 안전시설이 전혀 없어 도중에 암릉지대인 경우는 각별한 주의 필요. 11월말까지 임도공사로 바람재 깃대봉 오르는 등산로가 폐쇄됨. 휴양림에서 준 흑석산 지도와 지명차이가 많음.
전망은 매우 뛰어남













































산행기 : 20241026
0650 해남공용터미널에서 미리 확인해 둔 독천행 농어촌 버스에 탑승, 기사님이 흑석산 휴양림입구(수요정류장)에서 내려주신다. 사실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면 휴양림까지 200m 정도가 짧은데 그냥 하차한다. 휴양림까지 2차선 신작로(포장로)를 걸으면서 보는 떠오르는 아침해와 어우러진 풍경도 꽤 괜찮았다. 오늘도 어제처럼 버스에서 보였던 멋진 일출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 것이 역시 아쉽다.
40분 정도 걸려 휴양림에 도착, 등산로로 진입하려는데 관리소 직원이 임도공사로 등산로가 폐쇄되었다고 하면서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말린다. 내 산행 여정은 이리로 가야 해서 가다 못가면 돌아올 생각으로 그냥 진행한다.
꽤 경사진 휴양로 경사로를 오른 후 본격 등산로에 진입하니 깔딱고개에 준하는 경사가 계속된다. 특히 은굴 못미쳐 계곡 곁에서부터는 깔딱고개를 뛰어넘는 급경사.
길은 대부분 흙길이며, 일부 돌길도 있으나 걷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며, 다소 주의할 구간은 있으나 위험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걱정을 해서 그런지 공사 중인 굉음이 꽤 크게 들린다. 오늘은 토요일인데도 공사를 하는 모양이다. 앞에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것이 보인다. 공사구간인 모양이다. 위험하거나 힘들 정도는 아니고 다소 불편할 정도. 돌무더기를 오르자 바로 공사 중인 임도. 기존 트랙의 등산로를 다소 벗어나 임도 공사중이다. 이 임도를 따라 얼마를 지나니 다시 등산로와 만난다. 다행히도 이 구간에 지키는 사람은 없다.
드디어 바람재, 능선까지 오른다. 입구에는 틍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여기까지 오면서 딱 한 군데만 전망이 뚫려 있었는데 능선에 오르니 사방이 훤히 보이며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환상적이다. 아마 통제구간을 벗어났다는 해방감도 더해져서 더욱 감동이었을지도 모른다.
오른쪽 능선으로 가야하는데 왼쪽 전망대 300m 안내판이 있다. 다소 고민하다 그냥 오른쪽 능선으로 진행한다. 가다 보면 그 경치는 보일 것 같아서. 흑석산까지 진행하면서 사방으로 보이는 조망은 감동적이다. 동석산의 전망은 여기 비할 바가 못 된다, 능선길은 비교적 좋다. 오르내림도 그다지 심하지 않다. 군데군데 암릉 구간에는 안전기둥과 밧줄 시설이 되어 염려할 게 없다. 단지 도중에 안전기둥 하나가 무너져 있는 채 그냥 있어 조심해야 하지만.
깃대봉에도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코스 입구에 폐쇄 현수막이 있다. 휴양림에서 준 지도에는 여기가 흑석산이라고 표시되어 있기도 하다. 드디어 흑석산 정상에 도착했는데 정상석도 이정목으로 대신, 초라한 모습에 실망했지만 이 정상에서 보이는 호미동산과 월출산을 배경으로 한 가학산은 최고의 볼거리였다. 저것이 가학산, 어떻게 올라가지 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는데 지도를 보니 호미동산이다. 길이 나쁘다고해서 포기했던 호미동산, 다행이다라며 안도한다. 진짜 멋졌다.
흑석산 내려 호미동산 갈림길부터는 길이 다소 나쁘다. 잡초나 조릿대 잡목 사이로 난 오솔길이고, 군데군데 밧줄이 걸려있는 암릉길도 꽤 만난다. 반대쪽으로 호미동산을 즐기면서 가학산 정상에 오른다. 여기도 흑석산과 같이 이정목에 정상 표시가 되어 있다. 밖에서 보는 그 멋진 모습은 어디가고 초라한 모습에 다소 실망도.
가학산 내림길이 꽤 나쁘다. 밧줄 구간이 꽤 많고 게 중에는 주의해야 할 곳도 있지만 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스틱 내려놓고 조심해서 밧줄 잡고 내려가면 된다.
가학산 내린 후 삼거리에서 알바를 한다. 당연히 좋은 길로. 그런데 트랙을 보니 점차 방향이 달라진다. 돌아나온다. 다시 트랙과 만나는 곳에 잡초 조릿대 등으로 막힌 것 같은 곳에 빨간 리본이 있다. 찾아들어가니 길 흔적이 있다. 여기서부터 별뫼산 정상?까지 3.5km 정도가 길이 매우 안 좋다. 우선 잡초 잡목 산죽 등 사이로 좁은 길이 나 있고, 가시나무까지 섞여 있어 걷기에 매우 불편하다. 게다가 이정표가 하나도 없다. 또한 도중에 암릉지대를 만나는데 여기서도 바위를 올라내리기도 하고, 암릉사이로 난 길을 찾아가야 해서 길 찾는 데도 꽤 주의해야 했다. 사실은 좀 겁도 났다. 돌아가기도 진행하기도 애매한 곳이어서.
암릉지대까지는 전망이 거의 없다. 암릉지대에서 뒤돌아본 뾰족한 가학산, 저기를 지나왔다는 것이 나 자신도 믿기질 않는다. 돌아보는 가학산 여전히 멋지다. 나무숲을 헤치고 카메라에 담는다. 암릉지대 입구에서도 알바를 한다. 암릉사이로 난 길로 건너가야 하는데 훤히 난 길로 가다가.
암릉지대에는 나름 멋진 바위들이 있었지만 마음도 불안 초조하고 두려움에 길찾기도 어렵고, 삼각대 세울 틈도 없고해서 대충 카메라에 담으면서 진행한다. 암릉지대를 지나고 나서 능선길에서 한 시름 놓고 가끔 보이는 전망터에서 뒤돌아보며 인증사진도 담고 하는데 길은 여전히 좁고, 잡초 잡목 사이로 난 불편한 길이다. 산죽? 군락을 지나서 드디어 별뫼산 정상에 이른다. 여기 역시 이정목에 정상이라고만 표시되어 있고, 별뫼산이라는 내용도 없다.
길은 두 갈레, 제전마을로 바로 가는 길과 땅끝지맥을 따라가는 길. 제전마을길로 향한다. 다시 삼거리. 이번에는 지도를 보니 오른 쪽으로. 조금 가니 저 앞에 거대한 바위산이 보인다. 저걸 어떻게 오르지? 사전 정보에 따르면 저것이 별뫼산이다. 저길 오르기 위해 그 먼 곳을 헤매며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 자세히 보니 안전시설도 보인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진행한다. 역시 안전기둥 안전밧줄, 발받침, 손잡이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 주의만 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동석산에서 처럼 공포증이 문제일 뿐이다. 동석산 바위 한 덩이를 옮겨 놓고 몇 개 바위를 덧붙인 것 같다. 주변 전망은 지금까지 보아온 흑석산 가학산에 훨씬 못 미친다.
별뫼산 정상에서 내리는 길을 처음에는 못찾아 저리로 바로 내리려나 하는 생각에 끔찍하기도 했지만 지도를 보니 옆으로 길이 있다. 내리는 길 역시 쉽지 않다. 밧줄에 안전 손잡이(받침대)가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이런 길은 오르는 것보다 내리는 것이 더 불편하다. 암릉길을 내리는 도중에 유투브에서 보았던 집게 바위가 보인다. 저길 올라가서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바위의 좁은 공간을 이용해서 집게바위를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담는 것도 내게는 꽤 용기를 내야 하는데.
드디어 힘든 하산을 마친다. 바로 제전마을 정류장이다. 버스시간표가 붙어 있긴 하지만 여기는 해남이 아니고 강진,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다. 성전정류소까지 1.5km 정도니 그냥 걸어갈 생각으로. 그런데 산행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리고 고생도 해서 걸어가는 것도 다소 짜증나기는 했다. 하지만 걸어가면서 뒤돌아본 별뫼산, 내가 저기를 지나왔다는 것에 아찔하고 대견하다. 동석산 산행을 한 후여서 그런지 별뫼산은 제외하고, 가학산에서 바로 내리는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아마 길도 훤히 나 있을 것 같지만 미답지여서 장담은 못한다. (지도에서 보면 태인리 비슬안길로 연결되는 것 같다)
1400 좀 지나 성전정류소에 도착, 영암버스는 1445에 있다. 주변에 점심 요기할 곳도 없고 해서 마트 겸 매표소에서 현금 매표하고, 병영설성막걸리(요전에 강진 덕룡산 산행 시 맛이 괜찮았던 막걸리) 한 병에 삶은 계란을 사서, 대기소에서 산행 뒤풀이를 한다. 세시가 좀 지나 영암터미널에 도착, 맛집을 찾다 걸린 곳이 돼지국밥 식당. 돼지 수육에 공기밥, 영암생막걸리 한병을 겯들여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숙소로 향한다.
내일 날씨가 걱정이다. 이번 산행의 핵심인 월출산 산행이 내일인데 비가 내릴듯 말듯, 예보가 자주 바뀐다. 게다가 흑석산 내릴 때 엉뚱한 곳에서 미끌어져 왼발 엄지가 다소 뒤틀린 듯, 통증이 조금씩 느껴진다. 역시 내릴 때 긴장을 풀지 말아야 한다. 가벼운 등산화의 약점인 듯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