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산행기 - 전남 영암 20241027
☞ 경로 : (산성대 - 대동제 코스)영암실내체육관 기점 - 천황봉 - 구정봉 - 대동제 - 기찬랜드 - 영암실내체육관
☞ 교통편 - 영암시내에서 도보 이동
☞ 12.6km 해발고도 809m 고도상승 940m 순이동시간 4시간 50분
☞ 특징 및 특이점 : 암릉이 많고 오르내림이 많고 경사가 심해서 꽤 힘든 코스이다. 안전시설 및 계단 등으로 위험하지는 않지만 공포구간들이 있어 조심하기는 해야 한다. 전망은 아주 빼어나다.


















































산행기 - 20241027
월출산은 이번이 세 번째 등반이다. 2009년에 직장에서 연수로 왔었는데, 과음에 따른 숙취로 천황사코스로 오르다 결국 구름다리에서 포기하고 하산했다. 2012년에는 고등학교 동기들과 함께 경포대 코스로 올라 천황사코스로 하산했다. 오늘은 천황사코스 구름다리 근처의 아찔함이 생각나기도 했고, 새로운 코스에 의미도 부여하면서 산성대코스로 올라 구정봉을 거쳐 대동제 코스로 하산한다.
산성대 코스는 영암 시내와 붙어 있어 교통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대동제 코스로 내리면 1km 남짓 걸어 원점 회귀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0630 숙소를 나서 10분정도 도보로 이동하니 탐방로 입구에 도착한다. 어제 산행도 꽤 힘들었던데다, 일기 예보도 오락가락해서 걱정을 하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예상대로 처음부터 경사가 만만치 않더니 갈수록 급해진다. 처음의 숲길을 지나 암릉길로 들어서면서 만난 첫 조망지의 전망과, 비록 구름에 많이 가려지기는 했지만 일출 광경이 걱정과 피로를 싹 날려버릴 정도로 멋지다. 시간은 넉넉하다고 생각하면서(사실 일기예보를 고려했어야 했는데 깜박하고) 인증사진부터 담는데 삼각대 세우기가 만만치 않아서 인증사진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등산로 대부분은 암릉길이며 오르내림이 꽤 많다. 하지만 안전기둥에 밧줄, 또는 계단을 설치해 놓아서 힘은 들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저 멀리 보면 골짜기 봉우리가 연이어 보여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삼각대 세울 틈만 있으면 언제 다시 오나 하는 생각에 인증사진을 담는데 아마 이 시간이 총 한 시간은 족히 걸렸을 것 같다. 멋진 암벽에 기묘한 바위, 게다가 그 건너 보이는 영암시가지와 평야에 피어오르는 안개까지 모든 게 매혹적이다.
휴일이라서, 아니면 명성에 걸맞게 다른 산과는 달리(흑석산의 경우 한 명도 못 만났고, 동석산과 남망산의 경우 딱 한 명 만남) 이른 아침임에도 오르내리는 산객들을 꽤 많이 본다. 도중에 빗방울이 가끔 떨어지기는 했지만 젖을 정도는 아니고 카메라 때문에 고민할 정도도 아니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바위가 젖어 미끄러질까 걱정했는데 빗방울에 그쳐 너무나 다행이었다.
저 멀리 아득하게 구름다리가 보이는데, 그 거대한 바위능선을 어떻게 올라오는지 하는 상상을 하면 끔찍하기도 했다. 천황봉에 오르자 많은 산객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 다행히도 인증사진은 끝났는지 정상석 앞은 비어있다. 편안하게 인증하고, 주변 사진도 담은 후 하산을 시작한다. 사실 오르는 것은 힘들지만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오늘 같은 날씨에 암릉이 젖어 있으면 더욱 그렇다.
정상에서 내리는 길은 예상보다 잘 정비되어 있었고, 일단 내려서자 앞에 멋진 봉우리들이 가로 막고 서 있다. 저거 중 하나가 구정봉이고, 향로봉이겠지 하면서 다시 오를 걱정을 한다. 하지만 천황봉 오를 때와 비교하면 동네 산 수준이다. 뒤돌아보는 천황봉 주변의 조망도 빼어나다.
베틀굴을 지나 구정봉 가까이 갔는데 길을 찾을 수가 없다. 그런데 구정봉에 사람들이 보인다. 그래서 다시 여기저기 둘러보다 구정봉 오르는 구멍을 찾는데 성공했다. 구정봉에서 보는 천황봉 및 주변의 경치 또한 장관이다.
구정봉 이후 봉우리 하나만 오르내리면 그 다음부터는 내리막길이다. 길도 구정봉에서 마애불까지 다소 안 좋을 뿐, 그 이후는 흙길 반에 계단 데크 등으로 괜찮다. 단지 계곡을 건널 때 가끔 길이 안 좋은 곳이 있을 뿐이다. 대신 전망은 없다. 대동제를 만나면서부터 포장로의 숲길이며, 1km 정도 가야 탐방로 입구가 나오고, 다시 1km 정도 가면 기찬묏길 정류장, 다시 1km 정도 가면 출발점인 영암실내체육관 기점에 도착한다. 등산화가 싸구려여서 그런지 어제부터 발바닥이 아프다.
총 6시간 정도 소요, 어제의 돼지식당에서 옛날국밥에 영암월출산생막걸리 한 병 비우고, 터미널로 향한다.
광주행 버스를 타고 유스퀘어에서 내린 후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화순행 농어촌버스를 탑승하는데 시간이 잘 맞지 않는다 어째 조짐이 좋지 않다. 사실 시간표는 잘 아는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이 알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일 텐데.
40분 남짓 걸려 화순정류장(화순터미널이라고도 함)에 하차해서 숙소를 찾는데 무려 5군데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된 곳은 한 곳뿐. 어쩔수 없이 여기로 정하고 현금으로 5천원 할인해서 투숙한다. 점심을 늦게 먹은지라 따로 저녁 생각은 없고 해서, 하나로마트에서 화순산 우리쌀생막걸리 꼬막무침회 컵라면 등 저녁거리 아침 간식 등을 사들고 숙소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