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외 산행기

백아산 산행기 - 전남 화순 20241028

머털이가 2024. 10. 29. 16:24

☞ 경로 : 노치정류장 - 휴양림 후문 - 휴양림 - 백아산 - 마당바위와 하늘다리 - 각시바위 - 관광목장 - 북면(백아면)사무소
☞  버스 타고 갈 때 : 화순정류장(터미널)에서 노치 경유 북면 행 탑승(1시간)
☞  버스 타고 올 때 : 북면(농협앞)정류장에서 화순(광주) 행 탑승
☞  9.8km 해발 810m 고도상승 730m  순이동시간 3시간반
☞  특징 및 특이점 : 대중 교통편이 매우 불편하고, 버스 시간에 대한 믿음이 안 감. 등산로는 평범한 등산로로, 마당바위 및 하늘다리 주변을 제외하면 위험 공포 구간은 없음. 하늘다리 주변의 경우에도 데크, 계단 등이 설치되어 위험하지는 않으나 고소공포증이 있을 경우에는 주의해야 함. 정상에서 구름다리 쪽으로는 전망이나 산세가 꽤 볼 만함.  

 
산행기 : 20241028
화순시내버스 운행이 좀 특이하다. 광주 인접 군인 경우 연결 노선 하나 정도가 운행하는데, 화순군인 경우에는 화순교통이 아예 광주에서 운행을 시작한다. 일종의 광역버스이다. 217, 218번 버스가 주를 이룬다. 그래서 화순군에서 운행시간이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손님이 적은 화순군에서의 운행은 좀 홀대하는 느낌이다. 곅획 단계에서부터 화순교통 및 군청에 전화해서 확인했지만 여전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 버스로 산행을 다니는 경우에 가장 큰 애로사항에 해당한다. 게다가 광주, 화순, 정류장 버스시간표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정류소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0707 화순출발 버스를 타기 위해 0650 숙소를 나선다.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아 초조하다. 12분쯤 지나서 도착, 안도하면서 탑승한다. 노치를 거쳐 북면으로 가는 버스, 버스 탑승 중에 계획을 변경한다. 버스 편이 그래도 나은 북면을 날머리로.
1시간 10분 정도 걸려 노치마을에 하차한다. 저 마을 안길 건너 멀리 보이는 산이 백아산? 마을 안길을 지나 10여 분 가니 철책이 보인다. 혹시 막혔나 했는데 휴양림 후문이다. 꽁꽁 잠가 놓았다. 교통편상 돌아갈 수가 없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결국 키 높이 되는 철책을 넘어 위로 올랐는데 왼편으로 10여m쯤에서 철책이 끝나 있다. 내려와서 그곳에서 휴양림으로 진입한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마음 졸이며 휴양림 길을 따라 등산로를 찾아간다. 휴양림 시설은 규모가 대단히 크고 잘 만들어 놓은 듯, 이용객도 꽤 많아 보인다.
드디어 등산 안내판을 찾아서 본격적인 백아산 등정에 나선다. 경사가 좀 있는 포장로를 따라가다 숲길로 들어서는데, 조금 가니 급경사의 계단이 산을 둘러가며 설치되어 있다. 두 개 합하면 500 계단은 될 듯하다. 이 계단만 오르면 백아산을 다 오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능선에 오른 후에도 길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대부분 흙길에 가끔 봉우리 주변에 돌길이 있는 정도이고, 정상 근처에 바위길을 오르는데 밧줄이 몇 군데 있지만 꼭 필요한 곳도 아닐 성싶다.
날씨가 흐리고,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아 주변 전망은 거의 없다. 정상 근처에 갈 때쯤 날이 개기 시작하고, 햇님도 살짝살짝 고개를 내밀면서 사방을 둘러보게 한다. 꽉 막혔다 트여서 그런지 꽤 괜찮아 보인다. 하늘다리 가까이 가자 더 좋아진다. 월출산 바위 능선 하나를 떼어다 놓은 것처럼 보이는 하늘다리의 하얀 바위 능선은 꽤 볼 만하다.
마당바위 오름길은 급경사의 철계단, 여길 오르면 잔디밭에 헬기장이 있고, 마당바위와 하늘다리 안내문이 있다. 하늘다리로 가면서 옹성산 구름다리(막혀서 되돌아와야 함)로 착각해서 스틱을 두고 갔는데, 하늘다리를 다 건넌 다음에야 그대로 진행한다는 걸 알았다. 이제 그 무시무시한 구름다리를 다시 건너 스틱을 가지고 되돌아와야 했다. 오다가는 바닥에 유리로 된 창을 통해 아래로 내려다보다 머리가 어질어질하는 것 같아 홱 시선을 돌린다.
하늘다리 주변은 계단이나 데크 등으로 시설은 잘 되어 있어 위험하지는 않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주의하거나 자제해야 할 듯하다. 하늘다리 암릉 지대를 지난 후부터는 경사는 좀 있지만 임도 수준의 길이다. 오히려 임도 보다도 더 기분 좋은 길이다. 물론 숲길이라 전망은 없다. 하지만, 물 고인 동굴과 거대한 바위벽?(안 쪽이 떨어져 나간 듯)도 눈길을 끌고, 각시바위도 있다. 관광목장으로 길이 나 있다. 여기부터는 포장로다.
예상대로 시간이 맞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버스시간보다는 일찍 하산해야 하기에 막바지에 서두른다. 15분 쯤 앞서 북면(백아면)행정복지센터에 도착했는데 어디에서 버스를 탑승해야 할지 애매하다. 결국 확실히 지나게 될 북면중교 정류장에서 기다린다. 버스가 오지 않는다. 화순교통에 전화한다. 처음에는 좀 더 기다리라고 하더니 다음 전화에는 고장이란다. 가능한 정류장은 10km 더 떨어진 북면 승강장, 아니면 3시간 반을 더 기다려야. 걸어갈까 하고 지도에서 확인해 보니 도중에 터널이 있어 거리가 13km로 늘어난다.
면 소재지여서 식당 하나는 있겠지 하고 돌아선다. 아닌게 아니라 있다. 김치찌개에 두부, 어제 마트에서 본 백아산 막걸리 한 병을 시켜 느긋하게 점심도 때우고, 한잔하면서 버스를 기다린다. 그런데 막걸 리가 달아도 너무 달다. 결국 900mm인데 두 잔을 못 먹고 소주 한 병을 시킨다. 사진 정리하고 카톡에 올리고, 그래도 1시간 이상이 남았다. 그 옆 아산복지회관 잔디밭 정자에서 알람 맞춰놓고 드러눕는다.
버스 시간 20분 전에 면사무소에서 확인한 버스 정류장인 농협 앞에서 기다리는데, 이번에는 10분 일찍 도착했다. 이것마저 타지 못해 황당할 뻔했다. 보통 손님이 없어서 5분 일찍 출발한다고 기사가 말한다. 나중에 화순군청에 전화해서 단단히 따져야겠다.
숙소로 돌아온다. 저녁은 건너뛰기로 하고, 마트에 들러, 도다리회에 막걸리를 사려다 점심에 맛본 그 달디단 백아산막걸리가 생각나서 포기하고 소주와 맥주로 대신한다. 내일은 화순 온 김에 적벽을 보는 일정이어서 다소 마셔도 괜찮겠다 생각하면서 숙소에서 한잔한다.
* 산행 준비와 관련한 사족 :  현지 날씨는 대략 최저 10에서 20도 이상까지, 고어자켓을 가져갔지만 한번도 입을 기회가 없었고, 내복도 준비했지만 한 번도 입지 않음. 얇은 상의는 거의 매일 세탁, 선풍기를 이용하면 다음날 입을 수 있게 마름. 양말은 버릴 양말 포함해서 준비하는 것도 좋을 듯. 날씨가 좀더 추울 경우에도 내복과 가벼운 상하의로 대신하고, 좀 두꺼운 상의는 예비로 하나쯤 준비하면 배낭 무게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듯. 긴팔의 구스 다운 조끼는 아침 저녁으로 필수. 산행시 조끼는 가볍게 세탁이 가능한 여름조끼가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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