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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덕유산 종주(덕유산 남덕유산) 산행기 - 전북 무주 장수, 경남 거창 함양 20180722~23

by 머털이가 2023. 11. 20.

♣ 블로그 이전에 등반했던 기록이어서 형식이 다르고 미비한 점들이 있음.
☞ 무주 구천동 ~ 삿갓재 대피소~ 육십령까지 31.5km  고도상승2550m


주인 네 냉장고에 물 두병을 냉동시키고 아침에 갖고 감. 다음부터는 이 팁도 활용해야 할 듯. 저녁에 마트에서 딸기쨈과 우유식빵을 준비하였고, 우유식빵 두 조각으로 아침을 때우고 터미널로 가서 구천동 버스 매표하고 대기. 전날 저녁에 매표원이 예매도 안 되고 선착순 승차라는 말에 일찍 가서 매표하면서 물어보니 구천동 손님이 별로 없단다. 0720터미널 출발 - 진안(0800) - 장계 (0825) - 안성(0845)에서 잠시 쉬고 0855출발,  0915 무주도착, 이때까지 거의 혼자 버스를 전세낸 셈. 설천(0937)을 거쳐 구천동에 정확히 1000도착. 대체로 면소재지를 거치는 듯.
등산로는 임도와 계곡길(어사길)로 나란히 이어져 있었는데 소요시간이 어쩔지 몰라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계곡을 따라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임도를 택함. 백련사까지는 무난한 편이고, 그 후 본격적인 등산로가 나타나는데, 덕유산 정상 향적암까지는 윗세오름 수준 정도되나 길은 오히려 좋은 편임. 10k의 배낭이 부담이 좀 됨.
덕유산 정상 향적암은 사방이 탁트인 데다 날씨에 구름까지 도와주어서 그야말로 장관이었고 산객도 꽤 됨.
향적봉에서 삿갓재까지는 가파른 경사도 별로 없고 길도 나쁘지 않은 편이나 배낭 무게에 몸도 지친 상태로 3, 2, 1.5k마다 쉬거나 물마시고. 대피소 도착해서는 물 반병이 겨우 남음.
삿갓재 매점은 햇반만 있고, 컵라면도 없고 반찬 할 만한 것이 없음. 컵라면에 햇반으로 저녁을 때우려는 계산이 빗나갔고 어쩔 수 없이 햇반을 물 말아 먹고, 또 내일 아침 햇반을 미리 하나 챙겨 둠. 육십령까지 오래 걸려도  6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주변에서  7시간 반에서 10시간까지 걸렸다는 산객들이 소리가 들려 걱정이.
대피소 30여m 아래의 약수터에서 물 긷고 눈치 보며 약수로 대충 수건을 적셔 몸 씻고 땀에 절은 옷을 물에 적셔 짜서 널고. 대피소는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많이 비어 있었음.
4시반 기상 5시 출발 예정으로 알람 맞춤. 귀마개도 준비하고 객도 많지 않아 걱정했던 콧소리는 비교적 참을 만했는데 엉뚱하게도 에어베게가 말썽. 편하게 잠자려고 준비한 에어베게가 한 시간도 안 되어서 바람이 빠지는 통에 잠을 편히 자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못 잠. 다음부터는 담요를 충분히 말아서 베개로 삼는 것이 가장 낳을 듯.
4시반 기상해서 헤드랜턴 켜놓고 햇반 물말아 먹는다. 무령산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일출 구름이 그런 대로 멋있어 사진을 몇 장 누르고  5시 10분쯤 기분 좋게 출발.  그런데 갑자기 경로이탈이 울림. 당연히  길이 훤히 난 약수터 방향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트랙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 실수. 가면서 물을 보충하려는 생각에서 물 준비를 덜해 놓았는데 이제 어쩔 수 없이 고도로 30m가 더되는 약수터까지 내려가서 물을 보충하고 다시 올라올 수밖에. 처음부터 알바. 어째 조짐이 좋지가 않음. 아닌 게 아니라, 남덕유산까지는 하산길로 생각했는데 내리막 오르막이 계속되어 부담이 만만치가 않음.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하산길이 아님. 대략 덕유산이 1600인데 남덕유산이 1500이 넘으니, 4k이상 떨어져 있는데 고도는 100정도 차이. 하산길일 수가 없음. 남덕유산까지 기껏 2시간 예상했는데 3시간 이상 걸림.
남덕유산에서 산꾼을 만남. 명산 100에 백두대간도 완주했다고 함.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남덕유산에서 천왕봉을 비롯 탁트인 장관을 감상하고 서봉으로 향한다. 이제 저기 보이는 서봉만 오르면 오늘 산행도 마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분 좋게 출발. 그런데 대피소에서 주워들은 10시간 산행 이야기가 점점 사실로 체감. 날은 덥고 길은 급경사에 불편하고 배낭은 무겁고. 몸은 점점  지쳐감.
남덕유산에서 산꾼이 할미봉도 좀 어렵다고 했지만 기껏해야 비고가 100도 안되는데 하고 별 걱정 안했는데 막상 보니 장난?이 아니다. 길이 거의 로프와 급경사 계단으로 이어져 있고, 나무계단은 군데군데 꺼져 위험하고 내려오는 구간도 거의 로프 구간. 할미봉을 지나면서 기껏 2k 남짓 남았는데 급격하게 기운이 빠짐. 1k, 500 하면서 쉬는 빈도가 잦아지며 걱정이 점점 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제 점심부터 소금끼를 전혀 섭취하지 못한데다 땀을 많이 흘린 것이 원인이겠다는 생각이 듦. 식빵, 건빵, 쨈, 백반을 물 말아 먹은 것이 전부. 그때 생각난 것이 무심코 챙겨두었던 육포, 육포를 씹으면서 그나마 짠맛을 느끼자 기운이 좀 나는 듯. 육십령까지 무려 7시간을 걸려서 도착. 오후에 마이산 잠깐 갔다 오려고 짰던 일정은 일찌감치 포기.
육십령 휴게소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갈아입고 휴게소 식당에서 안주 겸 식사로 돈까스(1만원, 안주에 가장 적당한 것이 이것밖에 없음)에 막걸리 2병을 이제 느긋하게 즐기면서 사장님과 왜 여기까지 버스운행을 하지 않는가 하는 토론?도 하는 여유를 부림. 계획에는 여기서 3km 걸어가서 버스타고 장계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이 빠져서 버스시간을 맞추지 못함. 이제 버스는 포기하고, 택시를 이용하기로 하면서 시간 여유가 많아짐.
택시를 식당 주인한테 불러달라고 부탁해서(1만 2천원) 택시타고 장계 명성장여관으로. 숙박료는 2만5천원인데 와이파이, 컴 등은 없지만 방안에 냉온수기가 설치되어 있고, 그야말로 깨끗하고 너무 흡족, 추천할만함. 빨래하고 한숨 자고 여기서 노회찬 소식도 들음.
장계는 면소재지임에도 교통의 요지여서 그런지 시가지가 제대로 형성돼 있었음. 비수기여서 시내는 한산함. 장수한우는 못 먹더라도 장수 흑돼지(꺼먹돼지)는 먹고 싶었는데 역시 혼족은 사절. 결국 막국수 곱배기에 산서막걸리 한 병. 막걸리 맛은 달지는 않은데 그저 그런 편. 하나로 마트에서 내일 식량으로 맥반석 달걀과 빵을 구입.
 

덕유산 삿갓재 육십령.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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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구천동 삿갓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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