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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희양산 산행기 - 충북괴산 경북문경 20220917

by 머털이가 2022. 9. 19.

☞ 경로 : (연풍버스정류장 -) 은티마을 - 지름티재 - 희양산 - 성터 - 은티마을
☞ 8.3km 해발고도 999m, 고도상승 740m, 순 이동시간 3시간 반
☞ 대중 교통 : 반드시 버스회사에 문의하고 확인할 것.
▶갈 때 : 괴산시내버스터미널 - 연풍정류소(45분 소요) 하차 *수안보 또는 수옥정 버스 탑승. 은티까지 3.7km 걷기
◀올 때 : 은티정류장에서 탑승(0810 1250 0755 하류 3차례 있으며, 괴산에서 수안보를 들른 후 은티로 들른다음 괴산으로 감)
☞ 특징 : 지름티재에서 희양산 정상 전까지 백두대간 코스 중에는 3대 난코스라고 하는 직벽코스(높이로 1백 m가 넘음)가 있어서 매우 힘든 코스임. 발 디딜 데가 있고 쉴 데도 있어서 체력이 뒷받침 되고, 겁이 많지 않고 스릴을 즐긴다면 도전할 만하지만, 재미로 이 코스를 선택하기에는 힘도 들고 매우 위험하기도 해서 권하고 싶지 않다. 볼거리가 바위 등 일부 있기는 하지만 빼어난 것도 아니다. 그외 코스는 흙길반 돌길반이고 백두대간 능선까지 오르내리는 대략 1km 정도는 급경사로 깔딲고개 수준임. 백두대간을 지나 정상까지 이르는 코스의 전망은 매우 뛰어남.


<산행기>
0550에 일어나 모닝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때우고 0615에 숙소를 출발한다. 연박하기에 짐은 최대한 줄이고. 터미널에서 0630에 수안보행을 타려고 하는데 은티를 가지 않는다고 한다. 계획 당시에 전화까지 하면서 확인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이 버스노선은 갈 때는 수안보까지 그냥 가고 돌아오면서 은티를 들러 나온다고 한다. 내게는 비상식적인 노선운영이라서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방법이 없었다. 수안보까지 가서 돌아오는 것보다 도중에 연풍에서 내려 사정을 보면서 주변을 구경하다, 수안보에서 돌아오는 버스(연풍에서 은티를 들어갔다고 돌아나옴)를 타거나 아니면 걸어가자. 지도로 거리를 확인해보니 대략 3.6km이다. 이 정도는 당연히 걸어야지.
0715 연풍 하차, 주변 풍경을 구경하면서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수확이 끝난 사과밭에서 사과도 하나 따서 배낭에 넣고 하며, 은티에 도착하니 0755. 버스보다 15분 절약했다. (버스 시간은 연풍0805, 은티0810)(은티 출발시간은 0810 1250 1755 하루 3차례)
0800 등산을 시작, 포장로를 따라 마을길을 벗어나 조금 가니 포장로가 끊기고, 비포장로가 나온다. 조금 가니 백두대간 희양산 안내판이 보인다. 여기서부터가 본격 등산로이다.
지름티재까지는 흙길 돌길이 섞여 있지만, 길 상태는 걸을만하다. 지름티재(폐쇄된 봉암사등산로와 여기서 만난다) 1km 전부터 깔딱고개라고 할 급경사가 전개된다. 헉헉대며 지름티재에 도착하자 안개에 또 빗방울이다. 아침에 걸어오면서 본 산 정상 주변의 구름이 바로 이거였다.
지름티재에서 한숨 돌리며 쉬고 에너지도 보충한다. 이제 능선길이니 괜찮겠지 하면서. 그게 얼마나 큰 오해였는지. 처음에는 평범한 암릉길, 바위길이고 '이 정도야', 했는데 느닷없이 ‘직벽코스가 길어 대단히 위험하니, 노약자 체력이 약한 분은 되돌아가시오’ 라는 경고판이 있다. 긴가민가하면서 진행하는데 처음에는 흙길 암릉길 직벽코스(짧은) 등으로 요런 정도야 했다. 이제 거의 다 왔겠지 하면서 지도를 보니 도상거리로 200m 남았다. 안심하고 조금 진행하니. 본격적인 직벽코스가 눈 위로 펼쳐진다.
천태산처럼 버티며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발 디딜 데도 보인다. 그래서 이왕 올라온 길, 그냥 진행한다. 요거 오르면 되겠지 하고 오르면 또 직벽, 또 직벽.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니었다. 경고판이 그냥 경고판이 아니었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발을 붙여 숨돌리며 쉴 데가 있다는 것. 설레임과 두려움이 사는 맛이라고 한다면 이건 사는 맛이 아니다. 두려움으로 가득했으니까.
직벽 코스를 다 오르니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산객을 만났는데 주저없이 직벽코스로 내려간다. 젊은 게 좋은 것인지 아니면 노상 다니는 코스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일찍 출발해서 직벽 구간에서 겹치지를 않았던 것. 휴일에는 꽤 왕래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
잠시 쉬며 마음도 안정을 시킨 후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 주변은 안개(구름)로 전망이 없다. 도중에 내려오는 산객이 안개 때문에 최고의 전망을 볼 수 없다며 아쉬워했는데 진짜 아쉬웠다. 삼각대 꺼내 인증샷 남기며 주변을 둘러보고 하는데, 해가 잠시 나오다 들어가 버린다.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해서 돌아나오는데, 정상 능선에서 구름이 몰려들고 나가면서 구름에 가려져 있던 모습들이 드러나며 비경이 펼쳐진다. 잽싸게 삼각대를 꺼내 설치하고 기록을 남긴다. 시원한 맛은 아니지만 들고 나는 구름과 어우러진 모습이 꽤 좋았다. 은티마을 내려온 후에야 되돌아보니 정상에 구름이 하나도 없다. 아쉽기는 했다.
내려가는 길도 꽤 걱정이 되긴 했는데 급경사이기는 했지만 로프구간이나 암릉길은 아니었고, 계곡길이었다. 도중에 희양폭포가 있다고 했는데 안내판도 못 봤고, 가물어서 그런지 폭포소리도 듣지 못해 그냥 지나쳤다. 길은 흙길 반, 돌길 반이고, 주변에는 층층이 겹쳐져 있는 거대한 바위들이 이채로웠다.
급경사를 거의 내려왔는데 시간을 보니 내가 예상했던 시간이 아니다. 최소 5시간 이상을 예상했는데 겨우 4시간도 안 되었다. 그렇다면 12시 50분 버스 승차도 가능할 듯. 발걸음이 빨라진다.
12시쯤 은티마을 도착, 50분이나 남았다. 바로 앞에 백두대간 주막집에서 순두부에 옥수수막걸리 한 주전자(1만9천) 하는 맛이 행복 그 자체였다. 직벽코스가 배가시켜 준 행복.
1253 버스 탑승, 1340 괴산에 도착, 숙소로 직행, 샤워 빨래하고 쉬려는데 뒤가 좀 이상하다. 옥수수막걸리, 아니면 갓 만든 따끈따끈한 순두부가 문제인가. 아니면 같이 나온 반찬이. 저녁까지 설사가 계속되었지만 다행히 아침에는 그쳤다.
5시쯤 저녁 먹기 위해 나섰는데 삼계탕집은 문을 닫았고, 근처에 대박집 연탄불고기집 문을 두드린다. 1인분도 가능하다고. 고추장연탄불고기(11000)에 공기밥도 나온다. 괴산 생막걸 리가 1.2리터인데 3천원이다. 맛은 달기만 하고 최악이지만. 이렇게 저녁 때운 후, 마트에서 아침 겸 간식으로 도넛을 구입하고 숙소로.
내일은 칠보산. 산행도 간단, 쌍곡폭포도 즐기면서 여유를 가질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한다. 제발 어제 오늘처럼 정상이 안개 구름에 싸이지 않기를 바라본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0620 출발하면 한낮에 산행이 끝나니 그것도 문제. 게다가 아침에 비예보도 있고. 그래서 결국 0930으로 출발 시간을 변경.
불후 보면서 모레 일정도 검토한다. 산행기를 찾아보면 모레 산행도 만만치가 않다. 지도 상으로 보면 밧줄구간이 많고, 어떤 후기에는 위험하다고도 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우선 모레는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산행시간이 한정된다는 점이고, 다음으로는 희양산 직벽코스에서 워낙 데었기 때문에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두려움이었다. (조령산 산행 후에 선답자의 산행기 또는 경험의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됨. 과장할 경우 도전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고 과소 평가하거나 기록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는 위험에 처하거나 그 만큼 고생하게 됨)
걸어가서 혹은 택시를 타고 가서 이화령 코스를 선택할까, 하산 코스는 신선암을 제외할까 등 몇 시간을 고민. 결국 신풍에서 촛대바위코스로 해서 조령산으로 가되 신선암봉은 제외하기로 잠정 결정. 너무 겁먹을 필요도 없고, 직벽코스도 올랐는데... 게다가 오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뭔가 즐기려면 보는 맛도 있어야, 누군가는 등산이 아니라 등반이어야 한다고. 다행히 태풍은 비껴가서 산행에 문제는 없는 것 같고, 신선암봉을 제외하면 거리는 2k정도 줄고 시간도 1시간 이상 절약해서 아쉬운 대로 조건을 만족시킬 듯. 그래 설레임과 두려움이 사는 맛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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