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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 수 있는 글들

살다 보면 - 쉰

by 머털이가 2025. 6. 20.

T.M. 로건의 더 마더

따뜻한 화요일 오후에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오는 것 만큼 따분하고 일상적이지만 굉장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인생에서 남은 시간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꽃을 키우고, 감자를 키우고, 개를 키우고, 죽은 뒤 자신이 누을 묏자리를 살펴보는 것. 오후의 좋은 햇살 아래서 병들고 늙은 코끼리 처럼 눈을 깜박거리면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 아니라면 양로원으로 들어가서 마음이 맞을 리 없는 노인들의 그 지겨운 수다를 들어주거나 카드게임을 하면서 따 봐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바둑알 따위를 모으는 일이 다일 것이다. 그런 날들이 하염없이 반복되다가 어느 날 죽음이 자객 처럼 찾아올 것이다. 

 

마이클 로보텀의 미안하다고 말해

정신은 몸과 달리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배우고 경험했지만 나는 아직도 손상된 정신을 고쳐본 적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이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어 주는 것뿐이다.

 

나는 내 인생의 수동적 캐릭터였다. 내 갈 길을 찾아 헤매기보다는 그냥 아무 일이든 먼저 터지기만을 기다렸다.

 

구례 섬진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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