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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내연산 산행기 - 경북 포항 20211006

by 머털이가 2021. 10. 9.

☞ 경로 : 보경사 정류장 - 임도 - 초소 - 임도 - 문수봉 - 내연산(삼지봉) - 내연계곡(은폭포 - 관음폭포 - 쌍폭포) - 보경사 - 보경사 정류장  *비가 와서 선일대와 소금강전망대 등은 생략함

☞ 13.8km  고도 711m(삼지봉)  고도상승 890m  순 이동시간 4시간 50분

 대중 교통 : 반드시 버스회사에 문의하고 확인할 것. 대중 교통편이 아주 좋음.

갈 때 : 포항 시내버스 5000번 포항시외버스터미널정류장 탑승, 보경사정류장 하차(1시간 10분 소요, 배차 간격 23분 내외)

◀올 때 : 보경사정류장 5000번 탑승

특징 : 내연산이 유명한 것이 아니라 내연계곡 및 12폭포가 유명함. 내연산은 흙산으로 가파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길이 좋음. 소나무는 많으나 전망도 볼 거리도 거의 없음. 보경사 입장료(무려 3500원임) 아끼려고 보경사 뒤로 연결된 임도를 통해서 산행을 하는데 송이철이라 입산금지 표시가 많음. 기존 등산로 중 한곳은 사유지를 이유로 아예 폐쇄하여 철조망을 두르고 있어 이용이 불가능. 보경사 등산로를 이용할 것을 권함.

폐쇄 등산로 세부도

내연산 산행기

일기예보가 수상하다. 4시에 깨어 확인해 보니 11시부터 1mm 내외의 비 예보다. 요정도면 다행이라고 위안하면서 남은 간식으로 아침을 때우고 510분 숙소를 나선다. 그런데 방향이 헛갈린다. gps를 켜고 확인해 보니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다. 갑자기 당황해진다. 버스 시간이 529분이었는데 혹 버스를 놓치면 하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방향 잡고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25, 실제 버스는 35분쯤 도착했다. 시간적 여유를 갖는다는 게 역시 중요하다.

보경사에 0650 도착한다. 새벽 첫차임에도 1시간 15분쯤 걸렸다. 비행기 시간 때문에 서두른다. 트랙이 가리키는 대로 보경사 오른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길 옆 산으로는 철조망이나 혹은 빨간띠를 두르고 있고, 곳곳에 송이 채취 때문에 입산 금지 표시를 하고 있다.

등산로 입구에 이르고 보니 여기는 아예 문을 만들어 놓고 사유지로 출입금지, 등산로 폐쇄라고 되어 있고, 철조망을 둘러놓고 있다. 난감했다. 달리 방법이 없다. 보경사로 돌아갈까 하다 오룩스맵상의 별도대 등산로를 참고하며 임도를 더 둘러가다 오르기로 작정하고 진행한다. 500m쯤 둘러가니 철조망을 두르고는 있지만 통행 가능하게 젖혀있어 통로임을 확인할 수 있고 지도상에도 등산로 표시가 있다. 송이 관련 입산 금지 표시도 여기는 없다. 무작정 오른다. 비공식 등산로인 것은 확실했다. 도중에 트랙과 만나고 트랙을 따라 좀 더 가니 철조망에다 초소처럼 생긴 건물이 있고, 바로 번듯한 길로 연결된다. 돌길이기는 하지만 꽤 넓다. 이길을 따라 쭉 가다가 임도와 만나는 지점에 보경사 1.9km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생각해 보니 보경사로 오르면 입장료를 물어야 하니까 뒤로 둘러가면서 여기저기 비공식 등산로가 만들어진 것이 거의 확실하다. 여기서부터 삼지봉(내연산)까지는 탄탄대로이다.

삼지봉에 가까이 가면서 날씨가 수상해진다. 바람 소리에 덧붙여 들리는 게 아무래도 비 오는 소리. 마음이 조급해진다. 삼지봉에서 인증샷은 스틱으로 대신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삼지봉에서부터는 숲 사이 오솔길로 접어드는데 조금은 지름길인 것 같다. 길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도중에 2곳이 주변 흙이 무너지면서 조그만한 산사태로? 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는 구간이 있었다. 굳이 이 지름길을 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해본다.

능선길이 끝난 후 내림길은 오름길이 급경사였듯이 마찬가지로 경사가 꽤 급하다. 게다가 흙길이어서 자칫하면 미끌어지기 십상이다. 조심조심하면서 내연사 계곡까지 마침내 도착했다. 시간을 계산해 보니 이제 3시간이 좀 지났다. 거리로 보면 2/3는 더 지났고, 오르막은 다 올랐는데.

내연산은 흙산이어서 길이 대부분 흙길이거나 흙길에 돌길이 섞인 길이고 길이 훤하게 나 있어 어려움이 없었다. 생각보다 시간도 훨씬 덜 걸렸다. 남은 거리가 4km 정도 되니 소요시간이 7시간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안 맞는 것 같았다. 계곡에서부터 계곡 안팎과 계곡가를 따라가는 길이 다소 울퉁불퉁한 곳이 많아 쉽지 않은 곳들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는 전망이 하나도 없는 숲길을 열심히 걸어왔는데, 계곡에 이르자 새 세상이 펼쳐진다. 훤히 트였다는 것만도 기분이 좋았는데 계곡을 따라 바위 폭포 나무 등이 어울려 비경을 연출하고 있다. 진짜 아쉬운 것은 비 때문에 카메라를 들고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고 삼각대를 사용할 수도 없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관음폭포의 독특한 광경을 보니 카메라를 아니 꺼낼 수 없었다. 한 손에는 스틱과 우산, 다른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우산을 받쳐서 셔터를 누르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인증 샷을 하기 위해 바위 위에 우산을 받쳐 놓고 그 아래 카메라를 두고 한 컷을 건지기는 했는데 참 아쉬웠다.

은폭포와 관음폭포를 이어 여러 폭포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은폭포와 관음폭포의 뛰어난 자태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 때문에 흥미가 반감되어 나머지 폭포들은 대충 보면 지나친다. 선일대와 소금강전망대도 포기했다. 상생폭포를 만나자 그 때야 생각 난 것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것. 사진을 카메라로만 찍다보니 휴대폰 생각을 못 했다. 상생폭포와 보경사는 휴대폰으로 기록하면서 드디어 산행을 마친다. 보경사 입구에서 보니 입장료가 무려 3500원이다. 보경사를 볼 것도 아니라면, 통행료로만 지급하기는 아깝기도 하겠다.

7시간 예상했는데 5시간 못 미쳐 도착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근처 식당에서 도토리묵에 공기밥, 그리고 생막걸리가 없어서 동동주로 45일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계산을 하는데 공기밥이 2천원이란다. 그러면서 왈 요즘 값이 엄청 비싸다고. 그 소리 들으니 여태 그 좋았던 기분이 반감되었다.

1300에 보경사에서 5000번 버스를 탑승하고, 포항터미널에서 1420 동대구행 버스에 탑승한다. 1530 동대구에 도착, 지하철과 401번을 환승해서 공항에 도착하니 1600. 비행기 시간까지 3시간이나 남았다.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옷 갈아입은 후, 시간을 죽이기 위해 근처 공항시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볼 게 하나 없는 조그만 평범한 골목 시장이다.

순대국밥 집으로 들어간다. 저녁 겸 시간을 죽이기 위해, 그리고 동대구를 거쳐 갔다왔다 하는데 요기 막걸리도 맛 볼 겸. 순대국밥도 괜찮았지만 대구 불로생막걸리맛도 꽤 괜찮았다. 2011년에 전통주 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나.

17시 쯤 다시 공항에 도착해서 대합실에 앉아서 1시간쯤 산행 기록을 하다 보니 이제 개찰을 시작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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