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 거제 산행기 - 20200131 계룡산 선자산
6시 10분 알람소리에 부랴부랴 준비, 어제 확인해 둔 기사식당에서 아침먹고, 7시25분 3000번 버스 타고 고현으로 갈 여정이다. 그러데 웬걸 기사식당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그냥 바로 고현으로 가서 아침 먹기로 변경, 11번 버스 타고 7시 20분경 고현에 도착했다. 해장국집에서 아침 먹고 8시 못미쳐 계룡산으로 출발한다. 여유가 있다. 11시 30분에 출발 예정이었는데 어제 비행기가 일찍 도착하면서 일정이 바뀌어서. 그런데 어째 조짐이 안 좋다. 열심히 등산로를 찾고 트랙을 보면서 거제공고 뒤쪽으로 올라갔는데 교통사고 위험으로 등산로가 폐쇄되었다는 팻말. 보훈회관 옆을 이용하라는데, 보훈회관이 어디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항상 느끼는 것이 안내판은 모르는 사람을 위한 것인데 다 알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한 경우가 많다는 것. 카카오맵에서 확인하고 다시 뒷걸음. 사실 뒷걸음이 아니라 하산이다. 등산하다 가장 맥빠지는 것이 이런 경우이다. 애쓰게 올라갔는데 다시 하산해서 다른 길로 다시 올라가는 경우.
계룡산 들머리는 국사봉에 비할 바가 없을 만큼 깔딱고개이다. 도중에 자동차 전용도로 때문에 등산로를 위한 고가도로까지 만들어 놓았다. 처음에는 고가도로가 등산로라는 생각을 못 했는데 아무리 봐도 다른 등산로가 없다.
고도로 50m쯤 남은 곳에 정자가 있고 전망터가 있다. 이제 한숨 놓고 전망 감상하며, 잠시 쉬고 이제 다왔구나 하고 안도.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여기서 정상까지가 암릉 구간으로 소위 칼바위 능선이다. 힘들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고. 왜 계룡산을 소개하는 곳에 이러한 구간에 대한 설명이 없었는지. 애쓰게 정상까지 도착했는데 하산길도 다시 암릉구간이 이어진다. 올라올 때 만난 노인장은 정상에서 내려와 자기만의 기체조를 하면서 건강을 돌본다. (암릉구간 지나 정상 바로 직전에 하산길이 있는 것을 보면 암릉구간을 거치지 않는 방법도 있을 듯.)
선자산을 가려면 저 암릉구간을 지날 수밖에. 하산 중에 한 여성분을 만났는데 계룡산이 그리 만만한 산이 아니며, 저기까지 암릉이 이어진다고 하는데 좀 아득하기도, 기운이 다운된다. 그렇지만 시간적 여유라는 무기가 있다. 만일 어제 계획대로 11시 반에 산행을 시작했다면 포기했을 듯. 게다가 힘들고 위험했던 중요한 요인은 배낭에 있었다. 70kg의 몸무게에 배낭지고 매다니 85kg이 넘는다. 이 상태에서 바위 능선을 타려니 힘들고 위험할 수밖에. 포로수용소 유적지까지는 칼바위 능선이나 여기서부터는 그냥저냥.
선자산은 참 얌전한 등산길. 고자산치부터 선자산 능선이 시작되는데 너무 길이 좋아 올라가는 길도 흥이 날 정도. 정상을 지나 1km쯤 되는 곳에 고개가 있고 쉼터가 있는데 여기서 트랙대로 직진한 것이 좀 실수? 전망도 전혀 없이 봉우리를 올라가고 그 다음부터는 급경사, 길은 좋음에도 경사가 급해 낙엽에 작은 돌멩이 모두 베어링 역할을 해서 조금만 방심해도 미끄러질 수 있어서 힘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예상보다 많이 걸린다. 조심조심 내려오다 보니 자연예술원에서 결국 버스를 놓쳐다. 오른편 임도를 따라 그냥 내려가는 것이 훨씬 나았을 듯.
이제 다음 버스는 무려 2시간을 기다려야. 비상대책을 세워야. 픽업을 시도할 것인가 아니면 주변에 식당을 찾아 점심도 먹고 해서 버스를 기다리든가. 카카오맵을 찾아보니 근처 연담삼거리와 마을이 기껏해야 10분 거리다. 마침 승용차에서 내리는 아저씨가 요기라고 방향도 말해준다. 마음 편하게 생각하기로. 어차피 고현을 가야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점심 먹고 느긋하게 버스 기다리기로.
연담삼거리 정류장 근처 식당 미락장에서 점심 특선 국밥에 생행복막걸리 두 병씩이나 하면서 1시간여 보내고 15시 40분 버스를 탑승해서 고현으로. (반대편 정류장에서 버스 시간표 확인하다 1410버스를 발견하고 1418까지 기다렸으나 이미 지나간 듯. 사실 1405정도부터 있었으니 안 지나간 거 아닌가 했는데 이미 지나간 듯. 식당 사장님도 빨리 지나간다고. 종점에 가까운 정류장일수록 10분 이상 빨리 지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됨)
터미널 도착 후 갑자기 일정 변경. 여기까지 왔는데 거제 10대 명산 중 하나만 남기고 가는 게 아무래도 아쉬워 모두 답사하고 가자고. 예정에 없던 북병산을 포함, 교통편을 알아보니 새벽 5시50분에 하루 한 대 유일하게 북병산 아래에 양화마을 간다고. 이제 계획을 새로 짠다.
주변 모텔 둘러보다 쌀 것 같은 오래돼 보이는 대왕모텔로. 혼자라고 하니 그냥 3일 연박 가능하고 하루 3만원, 주중 주말도 안 따진다. 내겐 연박이 중요하다. 10kg이상 나가던 배낭의 무게가 5kg 정도로 줄어들테니 하루 산 3개의 계획에 더욱 힘이 실린다. 모텔에서 두어 시간 쉬다가 저녁도 먹고 내일을 준비. 인터넷에서 본 충남식당 찾다 포기하고 대가 삼계탕에서 삼계탕에 화이트19 소주 한잔하고 김밥 세줄 6천원. 5시 알람 맞추고 잠을 청한다.
고가도로에서 본 곤현 시내
처음엔 저기가 정상인줄...
칼바위 능선을 지나며 뒤돌아 본 전망
저기가 계룡산 정상
계룡산과 고자산 중간 고개에 있다. 여기부터 얌전한 등산로
고자산에서 바라본 계룡산 쪽 능선
요기에 문대통령 생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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