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4박5일 산행기 - 20200201 노자산 가라산
05시 기상, 김밥을 입에 담으며 부랴부랴 준비, 05시 25분에 터미널로. 혹시나 해서 해금강 꿀빵 5천원짜리도 간식으로 준비한다. 24번 버스 5시 50분에 탑승. 졸다 보니 기사님이 깨운다. 종점에서 내린다고 했다. 바로 양화마을 지나니 종점이 어딘지 걱정이 든다. 그 다음 정류장이 양화마을 펜션으로 종점이었다. 사실 양화마을에서 내려야 했는데. 종점에서 내리니 500여m를 돌아가야 한다. 아직도 캄캄하다. 헤드랜턴 꺼내고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그 새에 주변이 밝아온다. 이 정도면 랜턴은 없어도 되겠다 하며 예비만 해놓고, 조금 걸어 양화마을에서 마을길로 올라가기 시작하니 얼마 안가 대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져 뒤가 급해진다. 마을 지날 때쯤 어쩔 수 없이 갈대밭에 거름을 준다.
마을 뒤 포장 길을 지나 조금 가니 숲길이다. 여기서 도랑 같은 곳이 길이었는데 좀 헷갈린다. 물길로 생각해서 지났다가 다시 돌아온다. 그 후로는 길이 헷갈릴 정도는 아니며 길은 매우 좋은 편. 거제 지맥에 접어드니 급경사, 그래도 걸을만하다. 게다가 양화포구 일출 숲 사이로 보인다. 조금 늦더라도 양화포구를 배경으로 저걸 한 컷 찍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 낙엽으로 일부 길이 헷갈리기도 하였지만 트랙을 따라가면 문제는 없다. 정상 가까이 가니 알미늄 다리로 연결된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에 올라보니 ‘아! 북병산 올만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명에, 혹은 일출에 보이는 주변 경관이 감탄을 자아낸다. 정상에는 중계소가 자리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정상석 확인해야 하는데 하면서도 그냥 통과했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기는 10대 명산 중의 북병산이 아니었다.)
임도를 조금 지나니 다시 바위 전망대가 있고 옆에 희망봉이라는 팻말이 나무에 걸려있다. 여기서 보이는 포구마을을 배경으로 한 전망도 그럴듯했다. 그 후는 길이 너무 좋은 길, 급경사도 거의 없고 쭉 학동고개까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임도를 만난 후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케이블카 공사 중이니 가라산에서 노자산으로 갈 경우 우회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그런데 어디가 공사 중이고 어디가 폐쇄등산로이고 어디가 우회 등산로인지 알 수가 없다. 내용만 보면 당장은 노자산에서 가라산으로 가니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트랙 따라 휴양림으로 들어서니 철문이 길을 막는다. 어찌할까 망설이는데 철문 건너편에서 소형트럭이 오다 세우고 그냥 문을 연다. 잠겨 있지 않은 것이다. 이게 행운이 아니라 불행이었다. 여기서 돌아갔으면 덜 고생했을 텐데, 이문을 지나 트랙을 따라가다 보니 2코스 등산로 입구를 줄을 쳐서 막고 있다. 다시 고민 중, 등산로를 보니 도중에 빠지는 코스가 있어 돌아가기보다는 반칙을 하기로. 그래서 1km쯤 우회해서 올라가는데 바로 위에서 케이블카 공사를 하고 있다. 저기서 돌이 떨어지면 방법이 없는데 마음 쫄이면서 지나가다 보니 역시 아니나 다를까 줄이 쳐저서 내려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반대편에도 막아야 하는데 여기만 막고 있다. 따져 보면 철문과 2코스의 줄이 그 역할이었을 것 같다.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노자산에 올랐다. 앞뒤로 터진 전망이 국사봉이나 옥녀봉, 계룡산 선자산과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그만큼 고생해서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산화경방 아저씨가 사람꼴 오늘 처음 본 듯 이 말씀 저 말씀 많이 하신다. 노자산 정상석 뒤에 한자로 쓰여진 노자산 글에 대한 설명도 덧붙인다(자기보다 먼저 여기 산화경방했던 분이 써놓았다나)
노자산을 돌아나오면서 고민이다. 저기 길이 막혔으니 우회로는 어디이고 어떻게 가야하나. 다행히도 임도로 내려올 때 쯤 학동고개에서 온다는 산객을 만났고 공사 지역 바로 직전에 오른편으로 우회로가 있다고 알려준다. 그 말을 듣고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 화가 난다. 지도에 그 지역을 표시해 주었다면 2코스에서 직진해서 올라오면 그냥 되었는데 괜히 걱정하면서 1km 이상을 우회하고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데에 정말 화가 났다. 게다가 진짜 위험지역을 지나왔다는 생각에.
우회로는 아직 많이 이용하지 않은 듯했고 꽤 내려갔다 올라온다. 우회로가 끝나는 지점에 3층 팔각정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만들만 했다. 전에도 항상 생각했던 것이 속밭 대피소에 화장실 공사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3층 높이의 전망대를 만들면 성널오름 사라오름 한라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멋진 명물이 될 수 있는데... 제주도가 국립공원 관리를 이관을 받아 관리하면서 무엇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가라산 가는 길은 오르내림이 꽤 있는데 많이 힘들 정도는 아니다. 길도 괜찮고 게다가 군데군데 전망대를 만들어 놓을 만큼 전망이 빼어나다. 하루 코스를 추천한다면 노자산 가라산 코스가 괜찮을 것 같다. 어제 그제는 도시화된 풍경과 연결된 전망이라면 여기는 자연과 어우러진 마을 모습들을 느낄 수 있는 전망들이다. 가라산에서 하산코스는 좋았는데 특히 다대산성 지나서부터는 너무 좋았다. 아쉬운 점은 임도가 곳곳에 만들어져 등산로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금 몸을 움직이기 싫은 사람은 차를 타고 웬만한 전망대나 명산을 거의 근처까지 접근할 수 있게 임도가 가는 곳마다 뚫려있다.
저구삼거리 근처에서 하산하니 버스 시간이 거의 1시간이 남았다. 점심 식당을 찾아 마을로 내려가 소머리 국밥에 소주 한잔, 시간 맞추어 버스 시간 10분 전에 나와서 기다리는데 또 헷갈린다. 이쪽인가 건너편인가. 다행히 이쪽에는 실시간 모니터가 있다. 10분이면 현위치에서 버스가 온단다. 반대편은 막대만 세워진 정류장이었는데 이 모니터에 건너편정류장에 대한 정보도 표기되어 있다. 여기서 버스 기다리면 된다. 의심할 건덕지가 없다. 내가 찾아봤던 53-1번은 아니고 53번이다. 그게 그거겠지 하면서 10분쯤 지나자 반대편으로 버스가 지나간다.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 기다리는데 모니터 화면이 텅 비었다. 좀 더 기다리다 반대편으로 건너가 카카오맵을 보니 시외버스가 10여 분 후 온단다. 참 황당했다.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버스가 다대 다포를 경유하면서 돌아오지 않고 그냥 가는 버스였다. 이 건 확실히 거제시청에 확인하고 따져야 겠다. 특히 모니터 부분.
다음 버스는 두 시간 후 어쩔 수 없이 해금강 가서 남는 시간 구경하다 거기서 고현으로 가려고 생각을 바꾸고 통영 해금강 시외버스를 탑승했다.(여기서 생각을 좀 더 했으면 미리 해금강으로 이동해서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낸 후 고현으로 갈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시외버스는 카드단말기는 있는데 카드는 안된단다. 좀 웃긴다. 무슨 속셈이 있는지 세상을 거꾸로 가려는지. 아마 망할 회사이겠지 하는 생각도 하면서, 1000원짜리 한 장밖에 없어 오히려 싼 값에 탑승.
해금강 도착하니 고현행 버스시간이 30분쯤 남았는데 우제봉을 갔다오는 시간과 거의 같다. 아슬아슬. 가다가 안되면 돌아와야지 하면서 가다가 생각을 바꿔서 온 김에 보고 가야지로. 늦으면 다음 버스 타고. 우제봉 전망은 괜찮은데 가고 오는 길은 숲길이어서 생각보다 쉽게 시간을 절약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주차장에 돌아와 보니 다음 버스는 2시간 가까이 더 기다려야 한다. 결국 30분쯤 후 타고 온 시외버스 다시 타고 도중에 갈아타기로. 다행히 버스 기사가 도중에 시내버스를 추월하게 되자 정류장에서 내려 줘서 3천원을 더 쓰기는 했지만 1시간 이상 일찍 고현에 도착했다.
대충 씻고 숙소 2층 대박삼겹살 집에서 5인분 기본 11000원 삼겹살 시키고 공기밥에 소주 한병에 저녁 먹고. 내일 준비. 다행인 것은 여기는 혼자도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대부분인 경우 혼자인 손님에게는 고기를 안파는데.
중동이 기름값보다 물값이 비싸다는데 한국도 마찬가지가 되었나보다. 2리터 삼다수가 1750원인데 500mml삼다수는 950원이다. 가장 싼 2리터 물 1200원에 사고, 컵라면 하나 챙기고 숙소로, 6시 알람 맞추고 오늘 일과 끝내다.
양화마을에서 본 작은 북병산?
양화마을 포구의 여명
작은북병산 바위전망대에서 본 일출
작은북병산 바위전망대에서 본 전경
작은북병산 정상근처의 송신탑, 이것 때문에 정상석이 없다고 생각 그냥 지나침.
희망봉 전망대에서
노자산 가는 길에서
오른편에 주차된 차 조금 위에서 오른편으로 우회 등산로가 있다. 정상근처에 보면 작업 중인 포크레인이 보인다.
가라산 봉수대
해금강 쪽
문제의 정류장
해금강 우제봉
우제봉 근처의 일몰을 배경으로, 카메라 센서에 먼지가 더덕더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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