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로 : 1200 서산터미널 양길리행 농어촌버스 탑승 – 1255 양길2리마을회관 하차 – 1300 등산 시작 – 1335 1봉 감투봉 – 1434 정상(3봉 어깨봉) - 1516 8봉 – 1600 어송2리 정류장
☞ 6.5km 해발고도 364m 고도상승 450m, 순 이동시간 2시간 40분
☞ 특이점 – 1봉에서 4봉 사이가 바위길로 다소 겁나는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위험한 정도까지는 아니다. 교통편이 불편해서 양길리나 팔봉에서 시작하여 어송리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바위 모양도 다양하고 전망도 뛰어나다.


































팔봉산 산행기
산행 계획 당시와 달리 일기예보가 자꾸 바뀌어 걱정이다. 어제도 오후에만 갠다고 해서 다행히 큰 비는 맞지 않았지만 등산로만 보면서 광덕산을 다녀왔다. 그런데 예보가 엊저녁부터 오늘 오전까지 비다. 게다가 낙뢰까지. 시간당 최고 10mm, 산행을 포기하고 여관방에서 뒹굴뒹굴할까 고민하다 산행일정을 바꿔보기로 했다. 일정상은 오늘 가야산인데 가야산은 도저히 안 되겠고, 100대 명산이 아님에도 일정상 필요에 의해서 끼워둔 서산 팔봉산이 3시간 산행코스니, 오후 산행으로 가능하다는 예기다.
저녁 9시 쯤되니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천둥 번개가 몰아친다. 도저히 내일 오후도 가망이 없겠다하면서 잠을 청한다. 대신에 느긋하게 늦잠자도 되겠다. 아침까지 예보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 숙소에서 터미널까지 1km가 넘는데 거기 가는 것도 걱정이다.
10시 15분 서산행 버스를 타야 해서 9시 반쯤 숙소에서 출발하는데 다행히도 가랑비 수준이라 챙겨온 자그마한 우산이 그럭저럭 도움이 된다. 11시 30분 좀 지나 서산터미널에 도착하여 12시에 출발하는 양길리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폭우가 쏟아진다. 걱정이 태산 같다. 버스에 탑승하니 다소 가라앉기는 했는데 그칠 것 같지는 않다.
30분이면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해안가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버스로 호리로 가서 나온 후에 양길리로 가다 보니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걸린다. 차라리 잘 되었다. '비도 그치지 않는데, 서해안도 구경하고' 나름 위안을 삼는다. 아닌게 아니라 양길리에 하차할 즈음에는 비가 그치고 햇빛도 보인다. 세상에나 도저히 맞지 않을 것 처럼 보인던 일기 예보가 참 잘 맞는다. 저기 팔봉산처럼 보이는 산이 정상에 안개를 머금은 채 멋있게 반긴다. 지금까지의 걱정이 확 사라진다.
(팔봉산까지 가는 버스는 –1330에 있었는데- 하루에 몇 차례 없어서 양길리에서 내려서 산행을 시작한다. 거리 차이는 얼마 없어 보인다. 어송리행 버스는 많은데 어송리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하산을 팔봉이나 양길리로 하면 역시 돌아오는 버스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포장로를 따라 700m쯤 가니 오솔길이 나오고 200m쯤 가니 기분 좋은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따라 500여m를 가니 등산로 입구이다. 팔봉산 1,2,3봉 표시가 되어 있다. 팔봉산 제1봉인 감투봉 바로 밑까지는 경사는 있지만 길이 좋다.
1봉 직전부터 악산의 진면목을 보이나 그리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 3봉까지는 다양한 바위 모양들이 홍천의 팔봉산보다 오히려 더 좋아 보인다. 4봉까지 바위산으로 볼거리가 있는 편이고 5봉 이후는 그냥 평범한 봉우리로 채워고 있다. 전망은 홍천 팔봉산이 더 나은 것 같다.
일정 변경의 탁월함에 스스로 기특함도 느끼고,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말도 생각나고. 나중에 100대 명산인 덕숭산을 등반한 후에 보니 차라리 덕숭산보다 팔봉산이 더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송2리 정류장에 도착하니 학생들 대여섯 명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류장에 붙어 있는 시간표를 보니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할 듯. 배낭 벗고, 등산화 끈 풀고, 편안히 쉬려고 하는데 우등버스가 오면서 이 촌 정류장에 선다.(예산에서 서산 올 때 보니 안내방송이 서산터미널 다음 정류장이 어송이었던 것 같다. 그만큼 농어촌 버스 외에도 다양한 버스가 서는 모양이다.) 재미있는 것은 버스 기사가 카드는 안 되고 현금만 받는다고 하면서 거스름돈이 없단다. 엄연히 단말기가 있는데. 아마도 푼돈 챙기려는 수 아닌가 생각든다. 결국 잔돈이 없어서 공짜로 탑승하는 샘이 되었다. 한 20 분만에 서산터미널에 도착했다.
내일 산행 일정이 바뀌어 마애불에서 남연군묘로 반대로 타게 되어서 교통편을 확인해야 한다. 붙여진 시간표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서령버스에 전화해서 확인해 보니 첫차가 9시 15분이라는 데에 놀랐다. 서산마애삼존불상은 교과서에도 나오고(개인적으로 그 표정을 제일 좋아하는데) 서산 제2경으로 선정된 관광지인데 버스 편이 드문 데에 놀랐다. 그럼 느긋하게 일어나서 준비해도 되겠지만 산행 시간에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는 걱정도 든다.
혼자 여행에는 식사가 고민이다. 혼자 먹을 수 있는 것은 정해져 있다. 게다가 나는 그 지역 막걸리를 꼭 맛보고 싶다는 고질병이 있다. 막걸리 취급 식당을 겨우 찾았는데 막걸리가 떨어졌으니 사다 먹으라고 한다. 고민하다 그냥 나왔는데 주인 말대로 바로 앞에 24시마트가 있어 들어가 보니 생막걸리가 둘이다. 서산생막걸리와 당진 면천샘물생막걸리. 하나씩 두 병을 사서 식당으로 돌아가 제육볶음에 공기밥에 막걸리를 한잔한다. 특별히 맛있다는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마지막 맛이 장수막걸리 같은 이상한 맛도 없다. 다 비울까 하다 내일 산행이 다소 걱정이 되어서 반병쯤은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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