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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 수 있는 글들

살다 보면 - 서른여섯

by 머털이가 2022. 9. 4.

요 네스뵈의 킹덤

☞ 나는 가만히 서서 칼을 지켜보았다. 우리 친구들과의 따뜻한 만남을 즐기는 모습. 나는 한 번도 누리지 못한 일. 나는 칼을 부러워하는 건가?  글쎄, 내 생각에 사람들은 모두 사랑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와 칼의 처지를 바꿀 수 있다면 바꿀 것인가?  칼처럼 사람들이 내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기꺼이 허락할 수 있을까?  칼에게는 전혀 힘든 일 같지 않았다. 하지난 나는 너무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절대 가능성이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내가 절박하게 듣고 싶어하던 말을 누군가가 해주면, 마음속의 작은 한 귀퉁이, 내 마음 중에서도 약한 한 부분이 그 말을 믿어버리는 법이다.

 

 시그문 올센의 부츠가 있는 배가 발견되었을 때, 그가 스스로 물에 빠져 죽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러쿵저러쿵 의견을 나눌 것도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안 좋은 징조를 얼마나 똑똑하게 알아봤는지 서로 앞다퉈 말했다.

 

 하기야 세상이 원래 그런 법이다. 누군가를 내 손바닥처럼 잘 아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그 사람에게서 짐작도 못 하던 일면을 보게 되지 않는가. 사실 우린 주머니 속의 어둠을 손으로 더듬기만 하는 꼴이다. 그것이 자신의 주머니라 해도 마찬가지다. 가끔 거기서 동전을 발견하기도 하고, 복권이나 아스피린 한 알을 발견하기도 한다. 

 

"혈연이 아닌 남녀 사이에 진정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아. 로위, 반드시 피가 이어져 있어야 돼. 같은 피. 가족 안에서만 진짜 이타적인 사랑을 찾을 수 있어. 형제자매 사이, 부모 자식 사이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면 ....."   "아무것도 아냐. 이건 정글의 법칙이야. 누구나 가장 좋은 친구는 자신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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