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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가리왕산 산행기 - 강원 정선 20221029

by 머털이가 2022. 10. 30.

☞ 경로 : 회동종점정류장- 가리왕산휴양림 - 어은골 - 천상암 - 마항치삼거리 - 정상(상봉) - 이끼폭포계곡 - 장구목이정류장
 버스 타고 갈 때 : 정선터미널에서 8번 탑승, 회동종점 하차(25분 소요)
 버스 타고 올 때 : 장구목이정류장에서 탑승, 정선 또는 진부(20분 소요)로.
 10.8km 고도상승 1200m 순 이동시간 5시간 10분
 특징 : 등산로는 뚜렷함. 공포구간 위험구간은 없음. 너덜길이 많음. 특히 장구목이로 하산길이 대부분 너덜길임. 깔딱고개라고 할 수 있는 급경사가 오를 때 고도로 350m, 내릴 때는 거의 600m 계속되어 결코 쉽지 않음. 전망은 정상 주변 외에는 거의 없으며 하산길에 계곡을 따라 가면서 자그마한 이끼폭포들이 나름 볼거리 정도.

가리왕한 산행기

거의 한숨도 못 붙이고 0605에 일어났다. 어제 빨아놓은 겨울 바지와 티는 아직도 축축한 느낌이 있으나 몸으로 말리기로 하고 그냥 입는다. 0700바로 앞에 있는 정선농협앞정류장으로 가 0715 도착한 회동행 8번 버스를 타고 0733 회동종점에서 하차하고 등산을 시작한다.

가리왕산등산로는 휴양림을 거쳐 가는데 입구에서부터 진한 단풍이 화려하게 반긴다. 10월 말까지는 단풍이 남아있는 데가 꽤 돼 보인다. 아직 시간이 안 되어 매표소는 문을 안 열었고, 매표소 지나 좀 더 가니 등산로 표시가 보인다.

처음에는 거의 평지 같은 혹은 완경사의 길이 계곡을 따라 800고지 정도까지 이어지니 괜히 걱정된다. 앞으로 급경사를 얼마나 올라야 할 지하는. 볼거리는 거의 없고 계곡도 볼 게 없다. 그러나 길은 대부분 흙길에 걷기에는 괜찮다.

800고지부터 1150고지까지 깔딱고개 수준의 급경사가 계속된다. 보통은 처음에 깔딱고개 같은 등산로가 능선까지 이어지고 그 후는 완경사로 오르내리는 것이 육지 산의 특징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는 한참 지난 후에 깔딱고개가 시작된다. 350m의 고도면 한 번쯤 쉬면 되겠지 하면서 열심히 오르는 데 꽤 힘이 든다. 두 번은 쉰 것 같다.

능선에 오르니 정상까지는 거의 완경사이고 길이 좋지만, 볼거리는 없는 숲길이다. 1000고지 못 미쳐 천상암이라는 거대한 바위 군이 있지만, 숲에 가려 제 모습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다항치삼거리를 지나 정상 직전에 와서야 관목숲이 나타나고 정상도 보이고 사방이 트였다.

가리왕산은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이고 게다가 사방이 확 트여서 시원한 전망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날씨 탓인지 그렇게 멋지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게다가 저 멀리 보이는 산들이 무슨 산인지 알 수 없고 그런 안내판도 없어서 더 그런지도 모른다. 정상에서는 커플산행객이 인증사진 중이었고 토요일임에도 그 외 산행객이 없다. 그럴 만도 한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증사진을 하면서 조금 지나자 제법 산행객들이 올라온다.

장구목이 하산길은 급경사가 연속이다. 고도로 급경사를 600m 정도 내려가야 했다. 게다가 길은 너덜길 돌길 돌계단이고, 도중에 주목 외에는 볼거리도 없다. 내려가는 길 역시 나이도 나이인 탓이라 조심조심 시간도 걸리고 쉽지 않은데, 여길 올라오는 등산객들을 꽤 만난다. 저걸 어떻게 올라가지 하는 생각까지 하며 도움 안 되는 걱정을 한다.

계곡 따라 좀 더 내려가니 경사가 다소 나아진다. 가리왕산의 산채의 규모가 커서 그런지 계곡의 유량이 꽤 많다. 계곡의 물줄기는 곳곳에 자그마한 폭포를 이루면서 흐르는데 습기가 많아서 그런지 주위 돌에 푸른 이끼가 가득하다. 그래서 이끼폭포라고 부르는가 보다. 올라올 때의 계곡은 볼거리가 별로인데 이 계곡은 꽤 볼만하다. 게다가 계곡 근처를 따라 길이 나 있어서 접근도 쉽다.

1310 드디어 입구에 도착했는데 정류장이 있어야 하는데 정류장 표시가 없다. 이럴 때가 가장 난감하다. 카카오지도에도, 등산지도에도 여기가 맞긴 맞는데 하면서 생각해도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육지 산골인 경우에 한쪽만 정류장 표시가 있는 경우도 있어서 헷갈린 일도 있고, 칠보산의 경우 휴게소가 종점인데 정류장 표시가 없었던 경우도 있어서 시간이 되면 무조건 막고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

계곡에서 족욕도 하고, 사진 옮기고 카톡으로 소식도 알리고 메모도 하고. 버스시간 10분 전부터 길에 나가 기다리는데 보통은 일찍 오는데 5분쯤 늦게 도착한다. 기사에게 물으니 무조건 세워준다고는 한다. 그러나 그건 기사나 잘 아는 사람의 입장이지 외지인에게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20분쯤 걸리는데 버스비는 무려 3천 원이다. 아마 정선군에서 평창군 진부터미널이니 시외버스 요금을 받는 모양이다. 실제로는 진부터미널까지 3천원에 버스를 전세 낸 셈이다. 승객이 나 혼자였으니.

이제 진부터미널에서 강릉으로, 강릉에서 태백으로 가야 한다. 산악지역이어서 그런지 교통편이 매우 나쁘다. 버스가 10분 이상 늦게 도착했는데도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어라 항의하려고 하는데 예정된 시각에서 20분이 지난 1510에야 출발한다. 강릉서 1606 출발하는 태백행을 타기가 아슬아슬하다. 그다음 태백버스는 1825라서 너무 늦다. 1600 강릉에 도착, 1606 태백행 버스에 탑승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또 이건 무언지, 1시간 40분이면 도착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2시간 20분이나 걸려 캄캄해져서야 도착한다.

카카오맵에서 평이 괜찮은 모텔을 찾아 전화하니, 14만 원이라고 해서 그냥 가서 짐을 놓고 저녁 해결할 곳을 찾는다. 여기 와서 보니 경기가 별로인지 일찍 문 닫는 식당이 많다. 결국, 육개장에 막걸리 한잔(태백 막걸리가 없다고 해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국순당)한 후 버스 시간을 확인한 후 태백 막걸리를 찾아 마트를 방문한다. 태백산장수생막걸리(900mm2000. 태백시의 옛 지명이 장수읍이었다고)에 모닝빵 꽈배기 등을 안주 겸 아침거리로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가벼운 옷만 빨아 널고 나머지는 스프레이로 냄새 제거로 대체한다. 숙소는 깔끔하고 깨끗해서 마음에 들었다. 카페 밴드에 올려 간단히 소식 전하고 즐겨보는 불후와 노래가사 맞추기 게임을 보다가 일찍 잠자리에 든다. 1시쯤까지 푹 자고 깨자 블로그에 카페에 올리다 2시쯤 다시 눈을 붙인다.

가리왕산_회동종점_장구목이.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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