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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덕항산 산행기 - 강원 삼척 20221030

by 머털이가 2022. 10. 30.

☞ 경로 : 예수원정류장 - 예수원 - 백두대간 구부시령 - 덕항산 - 환선봉 - 환선굴 갈림길 - 환선굴 - 대림굴 - 환산굴정류장
☞ 버스 타고 갈 때 : 태백터미널에서 조탄행 탑승, 예수원 하차
☞ 버스 타고 올 때 : 환선굴정류장에서 정선 행 탑승
☞ 10.6km 고도상승 650m 순이동시간 4시간 20분
☞ 특징 : 출발지에서 백두대간 가는 길이나 백두대간 길 모두 대부분 흙길이고 완경사로 매우 좋다. 백두대간 길은 낭떠러지를 따라가는데 일부러 모험하지 않는다면 위험 구간이나 공포구간은 없다. 전망은 대체로 없으며, 안개구름으로 낭떠러지의 깊이나 조망을 확인하지 못함. 백두대간에서 환선굴 갈림길부터 환선굴까지는 급경사인데, 동굴까지는 대부분 흙길이며 급경사로 지그재그로 만들어져 있다. 낙엽이나 땅이 젖으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동굴을 나서서 환선굴까지는 급경사에 돌길이 섞여 있다. 환선굴 이후는 포장로이다. 환선굴까지 전망대가 셋이나 되는데 안개 구름으로 전망을 확인하지 못해 아쉬웠으나 환선굴지나면서 날이 좀 개이면서 보는 전망은 매우 뛰어났다. 어느 글에서는 한국의 장가계에 비유하기도 한다. 환선굴과 대금굴은 매표해야만 관람할 수 있다.

덕항산 산행기
0555 숙소를 나와서 터미널에 갔는데 이번에도 시내버스 출발 홈을 못 찾아 헤매다 출발 직전에야 다른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고 확인, 아슬아슬하게 탑승했다. 시내외 버스 터미널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에 그렇고, 아침 일찍 첫차인 경우에도 출발 홈을 찾는 것이 난감할 때가 여러 번 있었다. 물어볼 사람을 찾기도 어렵다.
0610 출발한 버스가 예수원까지 거리는 멀지 않은데도 중간중간 마을을 둘러서 나오는 통에 거의 한 시간이나 걸려서 예수원정류장에 도착한다. 새벽이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날씨가 심상치 않다. 비가 한차례 올 듯 우중충하다. 이 정도면 오늘 전망은 포기, 열심히 걷기만 해야 한다.
덕항산까지 등산로는 그야말로 탄탄대로에 완경사이다. 백두대간 능선까지 40분 정도 소요되었고, 덕항산까지는 한 시간 남짓 걸렸다. 날씨가 우중충하고 안개가 끼어서 사진 찍을 일도 없다. 예상 시간이 4시간 반이 아니라 3시간이면 가능할 것 같았다.
환선봉 조금 못 미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조금만 참아보자 하다가 환선봉에서 고어 재킷을 꺼내어 우비 대신 입고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도 거의 같다. 백두대간에서 환선굴 길로 갈라지는 지점까지는. 환선굴로 내려가는 길은 대부분이 흙길에 급경사에 낙엽까지 쌓였다. 길은 나름대로 지그재그로 만들어 놓았지만 빗길에 쉽지가 않다. 잔뜩 긴장한 채 한 발 한 발 내디딘다. 한 250m 고도로 내려오니 전망대가 보이지만 볼 전망이 없다. 안개가 가득. 그런데 다행히도 조금은 길이 나은 편. 한 시름 놓았지만 여전히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제1 전망대를 지나자마자 갑자기 오르막 계단이 나타난다. 그것도 꽤 높고 길다. 계단 끝에는 천연동굴 길이 있고, 환선굴로 가려면 이 동굴을 통과해야 한다. 길이가 25m라고 되어 있는데, 폭도 넓고 규모가 꽤 커서 지나가는 데에는 문제가 안 되었지만, 이 동굴이 진짜 통천문이라 불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동굴 위에도 전망대가 있지만 역시 날씨 때문에 볼 전망이 없어 섭섭하지만 그냥 통과다. 여기서부터 환선굴까지도 경사가 꽤 급하다. 환선굴부터는 포장로로 이어진다.
백두대간은 벼랑길을 따라 이어지는데 곳곳에 낭떠러지 표시판이 있지만 구름 안개가 잔뜩 끼어 전망도 기대하지 못하고 그 깊이도 알기가 어렵다. 엄청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일부러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위험하거나 공포스러운 구간은 없다. 환선굴 갈림길부터 하산로도 급경사이기는 하지만 낙엽이 쌓인 데다 비에 젖어서 조심하느라 시간은 꽤 걸렸다. 그러나 날씨가 괜찮고 낙엽이 없다면 위험 공포구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물론 주의해서 내려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산길 700고지 경부터 환선굴 대금굴까지는 단풍이 절정이었다. 부슬비 내리는 날씨가 너무 아쉬웠다. 후에 찾아보니 여기 전망대에 보는 조망이 중국의 장가계에 비유된다는 글이 있어 더욱 아쉬웠다. 환선굴 대금굴은 매표해야 갈 수 있어 입구까지만 구경하고 돌아온다. 환선굴 내려오자 날씨가 조금 개면서 주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단풍에 어우러진 봉우리들이 지금까지 덕항산이 왜 100대 명산이지 하는 의구심을 가졌는데 그 이미지를 확 바꾸어 놓았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환선굴에서 내리는 폭포가 엄청난데 숲 사이로 언뜻언뜻만 보이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1310에 버스가 있는데 12시도 안 되어서 환선굴 입구 먹거리 장터에서 도토리 묵밥에 옥수수동동주로 시간을 보낸다. 카톡으로 소식도 전하고 사진도 옮기고 해도 시간이 남는다. 게다가 이제 날씨도 서서히 좋아진다. 일어나서 바로 밑에 있는 대금굴로 향한다. 삼각대를 꺼내어 인증사진도 찍고.
1310 버스에 탑승하여 삼척터미널로 가는데 나 홀로 전세버스다. 삼척 터미널에서 부구행 버스는 1956에 있다. 시간이 남아도 너무 많이 남는 데 문제가 좀 있다. 부구행 버스는 선착순이라 못 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방법은 강릉으로 가서 강릉에서 울진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비도 2만 원이나 되고 시간도 이것저것 합치면 3시간 이상 소요된다. 그래서 운에 맡겨 보기로 하고 삼척 시내 구경에 나선다.
터미널 옆에 있는 관광 안내판을 참고해서 관동별곡에서 정철이 놀던 죽서루와 터미널 인근의 장미공원, 봉황산을 둘러보면 대략 2시간은 걸릴 것 같고 그다음에 저녁을 먹으면서 막걸리 한잔하면 대략 6시 반은 될 거라는 계산을 하고 터미널을 나선다.
봉황산은 기껏해야 200m 정도가 되는 산인데 시민의 쉼터로 잘 꾸며 놓았고 여기서 보는 동해나 삼척 시내도 꽤 멋있었다. 장미공원은 그 규모의 장대함에 우선 놀랐다. 폭이 100m는 될 것 같았고 길이도 거의 1km 나 될 정도로 엄청났다. 장미가 한창인 철에 왔다면 장관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장미공원을 따라 쭉 가다 조금 더 가면 관동별곡에 나오는 오십천이 나오고 오십천 변을 따라가면 죽서루이다. 때마침 국화 전시회가 죽서루에서 열리고 있는데 죽서루의 단풍과 어우러진 국화 전시회 역시 놀라움을 자아낸다. 죽서루 현판 옆에 관동제1루라고 쓰여 있었다. 이런 죽서루에 국화로 만든 가지각색의 형상과 주변 단풍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저절로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하였다.
1630경 터미널로 돌아와 오늘 일과를 기록하고 저녁버스는 탈 수 있겠지. 마음 졸이며 일단 매표를 한다.
1740 근처 매운순대국집에서 순대국(8천원)에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유명한 지평막걸리(4천 원)를 곁들인 후 터미널로 돌아오니 손님들이 꽤 많다. 은근히 걱정된다. 설마 부구행 손님은 아니겠지. 아닌 게 아니라 서울행 차가 오자 거의 빠져나갔고, 1930이 되자 나 혼자 터미널에 남았다. 이제 안심이다 하는데 젊은 친구 두 명이 등장한다. 재빨리 승차홈에 가서 대기한다. 1950경 차가 도착하자 잽싸게 차 문 앞을 점령해 서서 문 열리기를 기다리는데 2명이 내린다. 괜한 걱정이었구나 생각하면서 씁쓸해하는데, 기사가 기다리라면서 빈자리를 확인한다. 빈자리는 바로 2명이 내린 자리뿐이었다. 아슬아슬했다. 젊은 친구 한 명은 결국 탑승을 하지 못했으니.
다음 정류장에서 승객 중 반이 하차한다. 황당했다. 이런 사정을 알았다면 부구에서 이 정류장으로 미리 와 있었으면 되었는데. 지금 정보화시대인데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버스를 운행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어이가 없었다.
1시간쯤 걸린 2050경 부구에 도착했다. 여기 모텔은 5개쯤 되는데 모두 ‘야 놀자’의 플랫폼식 운영이다. 전화번호가 없다. 한 군데만 아닌 듯, 전화번호가 있는데 전화해서 확인하니 5만 원, 시간도 늦었고 별 선택지가 없다. 결국, 여기를 선택하고 현금으로 4만5천에 투숙했다. 근처 대형 마트에서 왕피천을 품은 미소 생막걸리(1000원)에 삶은 달걀 2줄, 오징어땅콩 등을 사서 숙소로 들어가니 10시가 다 되어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버스 시간 확인, 방법이 없다. 다시 인터넷을 뒤져도 울진이라는 동네는 또 복잡하다. 그냥 믿어볼 수밖에. 빨래도 생략하고 미소막걸리 맛보다 보니 벌써 11시다.

덕항산_예수원_환산굴.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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